2017학년도 유치원 원아모집이 전국 공·사립 유치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바늘구멍 추첨경쟁이 또 다시 재현됐다.
특히 공립유치원을 중심으로 원아모집 추첨경쟁은 올해도 변함없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 속에 동탄, 위례, 송도 등 경인지역 신도시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유치원 입학 전쟁에 학부모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20일 경기도교육청과 유치원 등에 따르면 도내 대부분의 유치원들은 지난 11일을 전후해 일제히 내년 원생 모집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유치원들에 정원을 넘는 지원자가 몰린 가운데 일부 유치원들의 경쟁율은 수십대 1을 훌쩍 뛰어 넘는 상태다.
특히 신도시 지역일수록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져 성남의 공립 산운유치원 4세반의 경우에는 4명 모집에 65명이 지원해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에서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는 송도국제도시에 지난 9월 문을 연 한 공립유치원에도 만3∼5세 108명 모집에 927명이 몰려 평균 8.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사립유치원의 경쟁도 만만치 않아 추첨 방식으로 80명의 원아를 모집한 인천 연수구의 한 사립유치원에도 16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그러나 ‘로또’에 비유할 정도로 치열한 유치원 원아모집 탓에 더 많은 유치원 추첨 참여를 위해 부모가 직장에 휴가를 내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의 조부모, 고모, 이모 등 온 가족을 동원하는 등 학부모들의 피로도가 날로 쌓이고 있다.
화성시 동탄에 사는 김인옥씨(가명·33·여)는 “4세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국공립에 사립까지 10곳에 원서를 냈다”면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유치원은 경쟁률이 무려 100 대 1에 달했고, 유치원 추첨을 위해 지방에 계신 시어머니까지 동원했지만 추첨에서 떨어져 현재 입소대기 중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모(47·여)씨는 “직장에 다니는 여동생을 대신해 조카의 유치원 추첨을 위해 수원에서 인천까지 갔다”며 “말그대로 유치원 입학전쟁”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되풀이되는 유치원 원아모집 경쟁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공급을 늘려 학부모들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원아 선발을 위한 기존 추첨 시스템 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