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에 공급되는 난방용 경유 수십억 원 어치를 빼돌린 탱크로리 운송기사와 이를 방조한 미군부대 군무원 등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수절도 등 혐의로 운송기사 김모(46)씨 등 27명을 구속하고, 오모(40)씨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하청 운송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입찰정보를 알려준 원청업체 직원 이모(43)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 35명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오산과 평택, 동두천, 의정부의 미군기지에 납품되는 경유 435만ℓ(60억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경유를 빼낸 뒤 등유와 첨가제 등을 대신 넣는 수법으로 경유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범행을 방조한 오산 모 미군부대 소속 군무원 고모(57·구속)씨는 운송기사들의 범행 때마다 60만원씩, 총 154차례에 걸쳐 1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 중 원청업체 임직원 5명이 하청 운송업체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고 운송 재계약 과정에 편의를 제공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다른 미군기지에서도 동종 사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