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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도 모르는 ‘아동안전 지킴이함’… 흉물 전락

 

어린이 납치 성폭행사건 계기
2010년 도내 3천여 곳 설치
녹슬거나 잠금장치 해제 ‘방치’
‘생색내기용 사업’ 비난 자초

경기남부청 “아동안전 지킴이집
설치되면서 폐지… 조속 철거”


수년 전 경찰이 어린이들의 성폭력 예방 등 등하굣길 안전을 지키겠다며 초등학교 주변 등지에 설치한 ‘아동안전 지킴이함’이 사실상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어린이 납치 성폭행 사건인 이른바 ‘김수철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10년 7월부터 전국 초등학교 주변은 물론 놀이터나 공원 등 9천여 곳에 ‘아동안전 지킴이함’을 설치했다.

당시 경찰은 ‘아동안전 지킴이함’을 통해 지역 경찰관이 아동안전 순찰 활동을 제대로 하는지 점검, 확인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순찰시 ‘아동안전 지킴이함’이 설치된 곳에서 주변에 수상한 사람이나 술 취한 사람 및 거동수상자 유무 등을 점검하는 한편, 주변 방범용 CCTV 작동 여부를 확인한 후 확인증을 함에 넣도록 했다.

그러나 이같이 범죄 예방은 물론 아동·학부모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경찰이 야심차게 추진, 도내 곳곳에 대략 3천여 곳 정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아동안전 지킴이함’ 일부가 현재 심하게 녹슨 상태로 부착돼 있거나 아예 잠금장치가 해제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까운 혈세만 낭비한 생색내기용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수원 매산로 일대 설치된 한 ‘아동안전 지킴이함’은 언제 사용됐는지 모를 정도로 녹이 심하게 슬어 약간의 힘만으로도 떨어질 듯 위태롭게 부착돼 있었으며, 잠금장치 또한 열려 있어 함 내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경기남부경찰청은 물론 일선 경찰서마저도 현재 ‘아동안전 지킴이함’이 어디에 몇개가 설치돼 있는지 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 김모(39)씨는 “아동안전 지킴이함에 수원서부경찰서 매산파출소라고 떡하니 써 있는데 녹슬고 열려 있고 이런식으로 관리할 바에 차라리 철거하는게 낫지 않겠냐”며 “처음 혈세 들여 설치했을 때는 분명히 거창하게 홍보도 했을 텐데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고 꼬집었다.

도내 경찰서 한 관계자는 “관내 아동안전 지킴이집은 있어도 아동안전 지킴이함이 있다는 소린 처음 듣는다”며 “언제 어디에 설치돼 있는지 관리는 누가 하는지 모른다. 아마도 어린이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았을 때 추진됐다가 사정이 있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2010년 도입 후 아동안전지킴이집이 설치되면서 폐지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폐지됐기 때문에 당초 얼마나 설치됐는지 어디에 설치됐는지 등은 알 수 없고, 일부 지역에서 아직 철거하지 못한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속히 철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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