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돌, 흙, 철, 그리고 빛, 바람까지…
‘심문섭, 자연을 조각하다’ 전시가 14일부터 10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조각가 심문섭은 통영에서 출생해 서울대학교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국가 전람회인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1969, 71년 연이은 수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파리비엔날레에 3회 연속 참가를 비롯해 197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1976년 시드니 비엔날레 등에 출품해 세계 미술계에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다니엘 뷔랑, 니키 드 생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전시했던 프랑스 팔레 루아얄 정원에서 한국작가 최초로 전시에 초대되는 등 파리, 도쿄, 베이징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심문섭 작가는 나뭇가지와 바위, 시멘트, 밧줄 등 지극히 일상적인 재료를 통해 자연과 문명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표현한다.
그는 작품을 둘러싼 빛, 바람, 대기의 흐름까지 포함함으로써 자연의 순환을 통한 창조를 제시한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관을 반영해 ‘자연을 조각하다’라는 부제로 이어지는 전시는 1970년대 이후 한국 조각계에 주요하게 등장했던 물질의 개념이 심문섭의 작업 전반에 어떻게 반영, 전개됐는지 그 의미를 살펴본다.
전시는 초기작부터 현재까지의 조각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소개하며 조각 외에도 드로잉, 회화, 사진들을 함께 제시해 작품의 제작 과정과 작가의 의도를 다양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온 ‘관계’, ‘현전’, ‘토상’ 그리고 ‘목신’, ‘메타포’, ‘제시’, ‘반추’ 시리즈를 통해 작품의 재료가 되는 흙, 돌, 나무, 철 등 물질에서부터 시작해 물질 간 관계 속에서 상징성을 드러내는 작업도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 시대의 미적 감성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내재화시켰던 심문섭의 작품세계를 돌아보고, 돌이 흙이 되고 흙이 돌이 되는 순환의 의미와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달 30일 오후 1시에 큐레이터와 심문섭 작가가 참여한 ‘전시를 말하다_MMCA 토크’가 진행되며 ‘아티스트 토크’ 코너에서는 작가가 직접 창작한 시를 낭독하며 관객들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2188-6000)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