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액션/드라마
감독 : 류승완
배우 : 황정민/소지섭/송중기/이정현
일본 나가사키현 남서쪽으로 18㎞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시마’는 군함의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리며 19세기 후반부터 1950~6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쓰비시 사(社)’의 탄광 사업으로 번영을 누린 곳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강제 징용돼 끌려온 조선인들의 희생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그곳에서 조선인들은 하루에 12시간 이상 허리조차 펴지 못한 채 석탄 채굴 작업에 동원됐으며,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병에 걸리거나, 탄광 내 안전사고 및 영양실조로 고통 받았다.
국무총리 산하 기관인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사망 기록을 통해 본 하시마 탄광 강제 동원 조선인 사망자 피해 실태 기초 조사’(2012)에 따르면 1943년에서 1945년 사이 약 500~800여 명의 조선인이 이곳에 징용돼 강제 노동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섬에서 사망한 이들은 공식 집계 134명, 누락되거나 은폐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예측했다.
군함도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일본은 지난 2015년 7월 5일,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는 철저하게 지운 채 군함도를 근대화와 산업 혁명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2017년, 우리의 아픈 역사가 서린 군함도의 진실이 영화로 재탄생,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와 마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메가폰을 잡은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의 섬 사진을 보는 순간 탈출 스토리가 떠올랐다. 거대한 감옥 같았다. 이걸 영화로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라며 상상력을 더해 뜨거운 이야기를 재창조했다.
특히 영화의 생생함을 더하기 위해 제작진은 군함도 재현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경 미술감독은 3개월간의 디자인 과정과 6개월간의 시공을 거쳐 강원도 춘천에 초대형 세트를 제작했고 지옥계단을 비롯해 일본인과 조선인의 주거지역, 선착장과 학교 운동장, 번화한 유곽과 강제 징용이 이뤄지는 탄광 내외부는 물론 조선인 식당과 일본인 직원 구락부에 이르기까지 군함도의 공간들을 섬세하게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까지 세대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합류해 눈길을 끈다.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 황정민은 딸과 함께 군함도로 오게 된 악단장 ‘이강옥’ 역을 맡아 강한 생존력을 지닌 인물이자 부성애를 보여주는 캐릭터로 극의 중심을 이끈다.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의 소지섭은 군함도에서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지만 투박하면서도 진한 속내를 지닌 캐릭터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5년만에 스크린을 통해 복귀한 송중기는 강한 의지와 신념을 바탕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박무영’ 역을 통해 남성적이고 강한 매력을 보여준다.
이정현의 활약도 주목할만 하다.
‘말년’ 역을 맡은 이정현은 일제 치하 갖은 고초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여성 캐릭터로 분했으며 배역을 위해 36.5㎏까지 감량하는 투혼을 발휘, 영화에 힘을 싣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