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교육방식에 지쳐
피아노 그만두는 아이들 많아
지겨울 수 있는 ‘소나티네’ 생략
매주 수요일마다 음악감상 수업
“음악, 평생의 좋은 친구로 남길”
“대부분 초등학교 때 피아노를 배우지만 성인이 돼서도 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피아노를 즐겁게 배우고 오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수원시 천천동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전현숙 원장은 음악이 아이들의 인생에 즐거운 자양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전 원장은 “30년간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 피아노를 잘쳤던 아이들이 주입식으로 연습에만 몰두하는 교육방식에 지쳐 피아노를 그만두는 경우를 많이 봤다”라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될 수도 있는 인재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피아노를 즐기면서 칠 수 있는 교육방식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 원장의 학원에서는 매주 수요일이면 특별한 수업이 진행된다. 전 원장이 직접 쇼팽, 슈베르트, 베토벤, 베르디 등의 명곡을 들려주는 음악감상 수업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곡에 대한 해설도 더해져 어른들도 잘 모르는 클래식 상식들을 아이들이 앞다퉈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피아노는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듣는 학습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야 아름다운 음악을 직접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난 10년간 빼놓지 않고 음악감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피아노 학원에서는 바이엘에서 시작해 체르니, 소나티네 교재를 사용하지만 전 원장의 학원에서 소나티네를 배우지 않는다. 분량도 길고 아이들이 피아노를 지겹게 생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박원장은 과감히 소나티네를 수업과정에서 뺐다. 대신 반주법과 재즈곡, 뉴에이지 등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재들을 더했다.
“대부분의 피아노학원에서 배우는 교재들은 전공자들을 위한 것인데 피아노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배운다면 어렵고 지겨울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재미있게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교재들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에서 보낸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피아노학원에서 만큼은 좁은 교실에서 벗어나 음악을 즐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요클래식 수업이 있던 지난 9일 전 원장의 학원은 휴가철임에도 음악감상수업을 듣기 위해 모인 아이들로 북적였다. 클래식이 지루할법도 한데 아이들은 점잖게 음악을 감상할 뿐 아니라 창작동요 수업에서도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이들에게 음악이 평생의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전 원장의 바람은 이미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