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 1천여 세대가 수개월 또는 수년 간 난방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사용량이 전혀 측정되지 않은 세대의 난방비는 같은 단지의 다른 세대가 분담한 것으로 나타나 정상 납부한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수원의 한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단지 내 5천280세대의 3년 간 난방비 납부 현황을 조사한 결과 996세대가 수 개월 이상 난방 열량 사용량이 ‘0’으로 측정돼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월부터 최근까지 3년 6개월 동안 난방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곳도 30∼40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난방비에 이상이 확인된 세대는 아파트 전체 세대의 58.5%인 3천87세대에 달했다.
이 같은 난방비 이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도적으로 난방비를 0원으로 만드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적산 열량계를 조작해 난방비를 0원으로 만드는 방법이 소개된 바 있다. 이 아파트의 3천524 세대는 이 같은 조작이 가능한 구형 적산 열량계를 사용 중이다.
의도적으로 난방비를 0원으로 만든 사실이 확인될 경우 주민간 불화가 일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아파트단지는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보내주는 온수 총량을 토대로 관리사무소에서 각 세대 사용량에 받춰 난방비를 분담, 징수한 뒤 난방공사에 일괄 납부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그동안 부당하게 추가 난방비를 부담한 세대 등의 반발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일단 겨울이 오기 전 구형 적산 열량계 교체 등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홍민기자 wal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