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마약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본보 보도만 보더라도 마약사범에 관련된 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어제(17일자)도 인천시에 사는 한 탈북자를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가 불구속 입건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다. 그는 지난 12일 밤 자신의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뒤 다음날 아파트 경비실을 찾아가 자수의사를 밝혔다. 지난 8월 3일자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중국 마약 판매책으로부터 필로폰 1억 원 어치를 주문, 서울과 부천 등지의 외국인들에게 판매한 중국인이 적발됐다는 기사가 실렸다.
7월 17일자엔 평택에서 마약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되자 정지 요구에 불응, 순찰차를 들이받는 등 도주극을 벌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도 보인다. 더 기막힌 일도 있다. 마약 수사 담당 경찰관이 마약사범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다(본보 7월26일자). 수원지검 강력부에 구속 기소된 마약수사 경찰관 위모 경위는 평소 알고 지내던 마약사범으로부터 현금과 최신 휴대전화 등 금품을 받고 마약투약 사실을 눈감아주거나 마약투약 여부 확인용 간이 시약기를 건네주기까지 했단다. 여기에 더해 수배 정보를 알려주거나 수사 관련 조언을 건네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니 도둑에게 곳간을 맡긴 꼴이다.
최근 마약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화제가 된 인물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다. 그는 인천공항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하고 중국 베이징과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수차례 투약한 혐의로 13일 구속 기소됐다. 그리고 남 지사는 아들로 인해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우리나라에 반입되는 마약은 남 지사의 아들처럼 해외에서 직접 들고 오거나 전기한 중국인처럼 모바일 메신저로 주문한 뒤 국제 우편이나 특송화물로 반입되는 경우 등 다양하다.
지난해 마약류 적발 건수는 모두 382건(총 중량은 5만36g, 887억 원 상당)이었는데 이중 국제우편을 통한 반입이 240건, 항공여행자 63건, 해외 직구 특송화물 60건, 해상여행자 11건 등이었다. 마약 적발 건수와 양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232건(3만3천757g), 2013년 254건(4만6천438g), 2014년 308건(7만1천691g), 2015년 325건(9만1천597g) 등 증가세를 보였다. 마약은 투약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 국가를 병들게 한다. 체계적인 마약근절 대책과 함께 마약사범에 대한 더욱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