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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임종성

그의 손에
아침이 쥐어져 있다

오지 않는
내일 아침이
모레가
몇 년 뒤의 밤과 낮이
쥐어져 있다

별 하나 배웅하고 들어와
그의 손을 다시 펴본다

손가락에 반지처럼
오지 않는
저녁이 끼워져 있다

 

 

- 임종성 <재게재지 : 시향 2016 겨울(글나무)/게재지 : 시선>

 

우리는 모두 시간에 속한다. 그 시간의 손에 모든 섭리가 쥐어져 있다. 그 손에 이미 벗겨 먹어 버린 오늘이 쥐어져 있고, 생의 뒤안길, 황혼에 붉게 물들인 갈대로 흔들리며 서성대는 밤과 낮이 쥐어져 있다. 별 하나 배웅하고 들어와 시간의 손을 펴서 살펴본다. ‘오지 않을’과 ‘오지 않는’은 어떻게 다른 걸까. 왜 오지 않는 내일 아침과 모레와 밤낮을 이야기했을까. 반지는 약속인데 오지 않는 약속이라니, 시인은 어쩌면 자기 생애의 저물녘을 늘 손가락에 끼고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굳이 그의 손에 아침이 쥐어져 있다고 시의 처음을 시작한다. 언제나 저녁을 끼고 살면서도 새로운 아침을 생각하고 있다는 역설로 보인다.

/김은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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