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문화원을 찾아서
문화가 국가의 경쟁력이자 자산인 요즘 시대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문화들이 한류라는 이름 하에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한류의 밑바탕에는 각 지방과 지역마다 존재하는 여러 가지 전통과 현재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그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지방과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 콘텐츠는 그 지역의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며 각 지자체마다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춰 지역의 문화를 발굴, 수집, 보존, 계발하기 위해 지방 문화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시 되고 있다. 이에 우리 지역의 향토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하며, 시대적 흐름에 맞는 문화적 가치를 계발해 지역민들에게 전파하는 문화 매개자로서 동두천문화원의 역할을 살펴봤다.
1961년 양주문화원으로 출발… 1981년 명칭 변경
보산분원·청년회 등 5개 조직 갖춰 160명 회원 활동
시창 ‘송서·율창’과 동두천민요가 대표 전통문화
매년 정기발표회 열어 동두천 시민과 함께 호흡
소요산단풍문화제·오작교문화제 등 다채 행사
시민·관광객에 문화욕구 충족 잊지못할 추억 선사
지역문화 지킴이로 자리매김하는 동두천문화원
동두천문화원은 1961년 3월 당시 양주문화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이후 지난 1981년 동두천이 시로 승격됨에 따라 동두천문화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지난 57년 간 지역문화 지킴이로 자리매김하며 동두천시의 문화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동두천문화원은 부설향토문화연구소, 부설 동두천예절원, 보산분원, 청년회, 여성회 등 5개의 예하 조직을 두고 있으며, 16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지역 고유 문화의 계발·보급·보존·전승·선양
문화원의 시작은 지역 문화를 진흥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에 동두천문화원은 지역 문화의 발굴과 보존, 전승으로 동두천만의 특색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동두천을 대표하는 특색있는 전통문화로는 경기도 지정문화제인 송서·율창과 동두천민요를 들 수 있다.
먼저 지난 2000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된 송서·율창은 한때 보유자의 작고로 인해 그 명목을 잃었으나 전승자인 한병옥씨가 2011년 종목지정의 타당성을 인정받아 경기도 무형문화제 제54호로 재지정 되었다.
송서·율창은 우리 선비문화의 대표적인 소리 유산으로 한시나 명문장에 음률을 넣어 노래조로 읊조리는 것으로, 오언이나 칠언율시를 낭송한다고 하여 시창이라고도 한다.
송서란 고전이나 옛 소설과 같은 글을 읽을 때 밋밋하게 읽는 것이 아니라 높낮이를 조화롭게 연결하며 구성지게 소리를 내어 읽는 것을 말한다.
글공부 하던 선비들이 노래하듯 책을 읽음으로써 독서성에 음악성과 예술성을 가미한 게 송서라면, 율창은 한시를 음악적으로 접근해 가락에 올려 부르는 노래다.
특히 송서·율창은 경기도와 서울시에서만 지정문화재로 보존·전승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 송서는 가인으로 노래화 되어 있으나 경기 송서는 서당에서 글을 배우고 선비가 글을 읽는 소리 그대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한병옥 보유자는 송서율창보존회를 만들어 전승활동과 함께 매년 10월 소요단풍제에 맞춰 지난해까지 17회에 걸친 정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동두천 민요 역시 송서·율창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다.
지난 2013년 지정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5호인 동두천 민요는 동두천의 옛 이름인 이담면에서 두레꾼들이 농사일을 할 때 흥겨운 판을 벌이고 일의 능률을 일으키기 위해 부르던 노래다.
모내는 소리, 애벌 노매는 소리, 두벌 논매는 소리, 세벌 논매는 소리, 물까부리, 백중놀이, 옛날 상여소리, 근대 상여소리, 달고지소리, 지경닫이 소리 등 농요 12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더욱이 동두천 민요는 동두천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돼 온 논농사노래와 장례의식 노래로 구성돼 있으며, 모심는 소리와 논매는 소리, 상여소리, 달구소리 등은 지역 특성을 잘 담은 노래로 지역의 향토성과 음악적 특성을 잘 갖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10월에 정기 발표회를 통해 시민과 만나고 있는 동두천 민요는 경기북부의 전형적인 민속놀이와 민요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문화예술 진흥 사업과 학술세미나 개최
동두천문화원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진흥 사업으로는 문화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공모사업이 있다.
동두천문화원은 올해 경기문화재단 등 외부기관 공모를 통해 4월 말 현재 8천8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성인 문해 교육지원 사업, 경기 꿈의 학교, 문화가 있는날 생활문화 동아리 지원사업, 어르신 & 청년 교류협력 프로젝트, 어르신문화예술 동아리 지원사업, 백만원의 기적, 시군협력문화예술 등 10개의 공모사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17년 동두천시의 전통문화자원을 정리 분석하고 체계적인 보존 계승 및 활용 방안을 모색해 지역 전통문화유산의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문화도시로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기 위해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동두천 지역의 무형전통문화자원을 재조명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계승·전승 방안을 도출해 정책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지역문화 창달을 위한 주요 정례 사업
동두천문화원은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지역 문화 창달을 위한 다양한 정례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사업이 소요단풍문화제와 어유소 장군행차 재현이다.
소요단풍문화제는 매년 가을단풍 절정기에 경기 소금강이라 불리는 소요산 일원에서 열리는 문화축제로, 동두내 옛소리 보존회 정기공연, 전문 초청공연팀, 문화예술 협회별 공연, 연예인 초청공연 등의 각종 무대공연과 여성 시민을 대상으로 한 요석공주 선발대회, 다양한 체험행사, 전시행사 등을 통해 소요산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가을날의 추억을 선사한다.
어유소 장군 행차 재현은 조선 초기의 명장인 어유소 장군이 함길도에 발생한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고 승전 행차하는 모습으로, 장군령을 상징하는 20여 개의 깃발, 취타대, 호위무사, 장군, 장병과 풍물단 등 150여 명이 참여해 조선 초기 군사 행렬을 재현한 것이다.
이외에도 문화원은 삼충단 춘·추기제향, 김승록 선생 추모제, 홍덕문 선생 위령제, 전통성년례 관·계례 의식, 오작교 문화제, 역사문화탐방, 합동전통혼례식, 행단제, 청소년 향토유적답사, 문화학교 발표회 및 문화인의 밤 등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는 다양한 정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평생교육 인프라조성 및 활성화 지원
동두천문화원은 산하에 동두천문화학교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접촉 기회 제공과 건전한 시민문화 창출을 위해 평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문화학교에서는 서예, 문인화반, 가요교실, 가야금, 사진, 봉산탈춤, 이담농악, 문해교육 등을 통해 정서와 감수성을 개발하고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화원은 탑동상여회다지소리, 걸산리 산신제, 광암동 기촌마을 산신제 등과 낙우마을사지, 사천현관터, 소요사지, 송내동고인돌, 어유소장군 생가 및 사당, 이태조 행궁지 등 유·무형의 문화유산 발굴과 보존, 계승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원사 건립 이뤄내 시민에 문화혜택 제공”
정 경 철 동두천문화원장
현재 문화원의 첫 번째 현안사항은.
지난 2013년 문화원사 건립을 위해 9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음에도 건립부지 미확보로 예산을 반납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임기 내에 산하 부설기관들을 한군데로 모아 문화원의 고유기능뿐만 아니라 문화 소외감을 갖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강좌와 체험 등의 문화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센터 기능을 갖춘 문화원사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문화원 운영계획은.
동두천에는 알려지지 않는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백백교 관련 유적이다.
이렇게 숨어 있는 유적을 발굴·복원해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밝힐 수 있는 문화적 자원들을 만들어내겠다.
또 올해에는 처음으로 청소년 예술제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앞으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많은 시민들이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두천=유정훈기자 nk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