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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변화씨앗은 페미니즘 교육

초등교사 9명 페미니즘 시선 써내려가
교사 가장 큰 고민 성 고정관념 버리는 것
교실안 아이들 생각하는 마음·기대 담아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남학생 출석번호는 1번부터, 여학생은 51번부터 시작한다.

운동회 선물은 여전히 ‘여아용’과 ‘남아용’이 따로 준비되고, 교과서 속 엄마는 늘 앞치마를 하고 있다. 여자아이들은 아이돌 걸그룹을 동경하며 급식을 거르거나 남기기 일쑤다.

페미니즘 교육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다른 한편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자아이가 기를 못 펴게 되지는 않을까, 혹시라도 평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학교 안팎에 분명 있다.

초등성평등연구회는 이러한 문제의식과 걱정거리를 공유하는 전국의 초등 교사들 모임으로, 2016년 발족했다.

현재 스물두 명의 교사가 정기적으로 만나 페미니즘 교육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성평등 수업 자료를 준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에 페미니즘을 은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 교사 아홉 명이 혐오와 성 고정관념이 깊게 뿌리 내린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평등한 교실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애쓴 과정과 고민들을 담고 있다.

이들은 페미니즘 교육이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구별해서 미리 판단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성평등 교육이라고 말한다.“남자는 우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지 않고, “확실히 여자가 꼼꼼하게 청소를 잘하는구나” 하고 칭찬하지 않는 것이 페미니즘 교육의 출발선이다.

체육부장은 남자아이가 맡고 환경미화는 여자아이가 맡는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는 것이 페미니스트 교사의 생각이다.

페미니스트 교사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다. 교사 역시 학교에 깊이 뿌리 내린 성별 이분법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아이들 사이에 퍼진 혐오표현과 외모 평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끔 지도하기란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8세에서 13세의 아이에게 성평등, 차별, 편견, 차이, 혐오를 이해시키려면 우선 자세를 낮추고 아이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연습부터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을 쓴 교사들은 이미 몸에 밴 고정관념을 떼어놓고 아이를 훈육과 지도의 대상이 아니라 동료 시민으로 대하기 위해 교사로서의 권력을 내려놓는 과정이 페미니즘 교육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라고 고백한다.

그들의 치열한 고민과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 페미니즘이 교육에서 어떤 성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담은 책을 통해 교실안의 성평등이 어떻게 사회의 성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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