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미스터리/스릴러
감독 : 고경민
배우 : 이천희/남규리/이규한
도로를 달리고 있던 중, 미처 피하지 못한 여학생을 차로 들이받게 된 ‘지민’(남규리)은 그날 이후 환각에 시달리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저지른 살인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지민’은 약혼자와 경찰에게 알리지만, 모두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날 밤 같이 있었던 약혼자와 경찰 모두 ‘살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
영화 ‘데자뷰’는 진실과 거짓 사이를 오가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팽팽한 서스펜스로 극한의 긴장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펼치는 세 인물의 캐릭터는 영화의 서스펜스를 완성한다.
공포스런 환각을 겪으며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확신했지만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 여자, 사고는 없었다는 일관된 대답과 그녀의 상태를 정신적인 문제로 치부하며 방관하는 약혼자, 그리고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님을 밝혔지만 무슨 이유인지 감시를 멈추지 않는 형사까지, ‘그날 밤’의 알 수 없는 진실을 둘러싸고 있는 세 인물은 극의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며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끌어올린다.
남규리와 이천희, 이규한의 연기로 완성된 극적 긴장감도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오로지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실체를 알 수 없는 진실을 찾아가는 ‘지민’은 역은 남규리가 맡았다.
남규리는 살인을 저질렀다는 공포심에 휩싸인 ‘지민’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그려내 보는 순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높은 몰입도의 연기를 완성해냈다.
‘지민’의 약혼자 ‘우진’ 역은 배우 이규한이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환각에 고통스러워하는 ‘지민’의 곁에서 지극정성 그녀를 돌봐주는 다정한 모습부터 의심을 멈추지 않자 돌변하는 악랄함까지, 배우 이규한은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양면의 얼굴을 지닌 ‘우진’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어딘가 모르게 수상한 ‘지민’과 ‘우진’을 감시하는 형사 ‘차인태’ 역은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을 가진 배우 이천희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민’이 말한 사고가 사실이 아님을 밝혔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그들을 조금씩 압박해오는 ‘인태’는 극의 미스터리함을 배가시키는 인물로 등장해 영화를 이끈다.
‘남영동 1985’(2012)를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이천희는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관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핵심 역할인 ‘인태’를 뛰어난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