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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회하는 도시인… 외로운 이방인… 판에 새긴 도시 외곽의 삶

해움미술관 ‘외곽의 지층들’전
5인 5색 판화 내달 20일까지 전시
목판·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방법 시도
도시풍경과 판화 사이 미적가능성 제기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판화로 살펴볼 수 있는 ‘외곽의 지층들’ 전시가 다음달 20일까지 수원 해움미술관에서 열린다.

판화는 평평한 면을 깎아낸 틈의 흔적을 시각화한 장르다.

여러 이야기와 사건으로 틈을 만들고 다시 채우는 도시의 모습은 이같은 판화의 특징과 닮아있다.

해움미술관은 ‘외곽의 지층들’ 전시를 통해 켜켜이 쌓인 도시 외곽의 지층을 각자의 방식으로 판을 새기고 기록한 다섯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상국 작가는 삶의 터전이었던 서울 홍은동의 흔적을 목판화에 남겼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도시의 모습을 거칠고 투박하게 표현, 단순히 도시의 풍경이 아닌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질곡있는 삶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배남경 작가는 일상 속에 배회하는 도시인의 삶을 보여준다.

 

 

 

 


목판화에 한국 고유의 질감을 가진 한지, 한국화 물감, 먹을 사용하는 작가는 스며들고 번지는 효과를 통해 깊이감 있는 작품을 완성했다.

스테인리스 판을 사용하는 김홍식 작가는 부식되기 쉬운 성질을 도시의 이미지와 연결시켰다.

작가는 카메라로 1차적으로 기록된 도시이미지를 스테인리스 판에 안착해 금속을 부식시킨다.

부식된 금속판은 다시 종이에 이미지를 인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차갑고 어두운 이미지로 표현된다.

이처럼 김홍식 작가는 차가운 회색의 이미지를 통해 외로운 이방인의 삶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표면에 새겨진 수많은 스크래치는 도시에서 겪게되는 상처들을 상징한다.

정상곤 작가는 창덕궁, 경복궁 등 도시를 채우고 있는 과거의 흔적에 집중했다.

관광을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궁이 박물관처럼 박제화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창덕궁 회화나무’, ‘향원정 나무’ 작품을 완성했다.

창덕궁과 경복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낙서와 같은 흔적을 남김으로써 결핍된 풍경으로 재탄생했다.

 

 

 

 

판화와 영상을 전공한 차민영 작가는 판화에 내포된 지층의 개념을 영상으로 옮겼다.

‘이동하는 가방’ 영상에서 작가는 작은집들이 무너지고 아파트가 세워지는 재개발의 풍경을 테트리스 게임처럼 표현했다.

가방안에 담긴 이같은 풍경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도시인들의 삶이자 자본주의 사회의 흐름을 표상한다.

해움미술관 관계자는 “전시는 전통 목판화부터 판화의 다양한 방법론적 시도를 보여줌으로서 도시풍경과 판화 사이의 미적가능성을 제기하고 변증법적 사유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2일 오후 6시에는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Hmoa 뮤지엄 나잇’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정상곤 작가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드라이포인트 체험’ 프로그램도 다음달 6일 오후 3시에 이어진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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