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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의 기간 23번의 재판 뜨거운 용기의 기록

1992년 일본 위안부 재판 이야기
김희애, 부산사투리·일본어 소화
위안부 피해자 역할 ‘김해숙’ 열연
박순녀·예수정·이용녀 등 출연

 

 

 

장르 : 드라마

감독 : 민규동

배우 : 김희애/김해숙

/예수정/문숙

1992년 부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0명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청구했다.

한국 부산(釜)과 일본 시모노세키(關)를 뜻하는 관부재판(關釜裁判 시모노세키 재판)이라 불린 이 재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재판 사상 처음으로 보상 판결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을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룬 재판이지만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역사 속에서 잊혀져 왔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민규동 감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궤적을 쫓아가며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작업하던 중, 인생을 바쳐가며 할머니들과 함께 싸웠던 관부 재판의 이야기를 새로이 발견했고 ‘그 잊힌 작은 승리의 흔적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커다란 의지의 서사를 찾아낼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바로 영화 작업에 돌입했다.

역사적인 관부 재판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제목 ‘허스토리’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민규동 감독은 “흔히 역사를 말할 때 his와 story가 결합된 이미지의 ‘히스토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herstory’는 ‘그녀의 이야기’라는 맥락을 넘어 ‘히스토리’의 대척점으로 사용되어온 언어적 응용이다. 이 영화에서는 남성들의 사관인 히스토리가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써내려간 역사 이야기 ‘허스토리’를 통해, 집단의 고통으로 환원될 수 없는 개별 여성들의 생생한 아픔을 다루고 싶었다”며 제목에 숨겨진 의미를 전했다.

영화의 묵직한 울림은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통해 완성됐다.

매 작품마다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쳐 온 김희애는 이번 작품에서 오직 재판을 위해 6년 동안 고군분투하는 원고단 단장 ‘문정숙’ 역을 맡아 부산 사투리와 일본어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놀라운 변신을 선보인다.

또한 과거를 숨긴 채 아들과 힘들게 살아 온 ‘위안부’ 피해자 배정길 역은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 김해숙이 열연했다.

영화 ‘재심’(2017), ‘아가씨’(2016), ‘암살’(2015), ‘깡철이’(2013), ‘도둑들’(2012) 등에서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매 작품마다 명연기를 펼친 김해숙은 이번 작품에서 주변의 시선을 피해 살아오다가 재판 과정을 통해 용기를 얻게 되는 배정길의 극적인 감정 변화들을 완벽히 표현하며 명품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배정길과 함께 일본 정부에 맞서는 원고단 박순녀, 서귀순, 이옥주 역에는 막강한 연기내공을 자랑하는 예수정, 문숙, 이용녀가 합세해 영화를 풍성히 채운다.

뜨거운 용기로 단 한번의 역사를 이뤄낸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애쓴 사람들의 연대와 공감의 이야기는 오는 27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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