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서 두 달여 사이 환자가 주사를 맞은 뒤 숨지는 사고가 4건이나 잇따르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1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감기와 복통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A(11)군이 지난 11일 오후 3시 38분쯤 인천 연수구 한 종합병원에서 장염 치료제 수액 주사를 맞던 중 숨졌다.
A군은 장염 증상을 보여 앞서 한 개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이 종합병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관계자는 경찰에서 “A군은 피검사에서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와 장염 치료제를 섞은 수액 주사를 처방받았다”며 “그러나 30여분 만에 의식을 잃었으며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군의 시신을 부검 의뢰했다”며 “병원 측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지난 두달 새 벌써 원일 불상의 이같은 사고가 4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9월 3일 남동구 한 의원에서 60대 여성 2명이 이른바 ‘마늘주사’를 맞은 뒤 패혈증 쇼크 증상을 보이다 한명이 나흘 만에 숨졌고, 열흘 뒤 부평구 한 개인병원에서 50대 여성이 항생제와 위장약을 섞은 수액 주사를 맞은 뒤 같은 날 오후 6시 25분쯤 심정지 증상을 보이다 17분여 만에 숨졌다.
또 연수구 한 병원에서는 9월 26일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설사와 복통 증상을 보이던 40대 남성이 주사를 맞은 뒤 2시간 30여분 만에 숨졌다.
경찰은 이들 환자의 시신을 국과수에 부검 의뢰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장기·유전자 검사 등 부검이 길어지는 탓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은 상태여서 시민들의 불안감 역시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사를 맞은 뒤 환자가 4명이나 숨진 것은 이례적으로, 이들 환자의 나이·성별 등이 모두 다른 만큼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며 “무엇보다 국과수 부검 결과가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