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7 (월)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세무의 창]저출산 추세에 대한 소고

 

지난주에 소속된 봉사단체 국제회의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어 참석하고 왔다.

호주, 싱가포르, 태국, 대만,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 회원들이 주로 참석하였고, 첫날 리셉션부터 수일간 회의하면서 각국 회원들과 많은 대화를 하였다. 의제와는 관계없지만 인상적인이었던 것은 82세의 여성으로 필리핀 재무이사가 있었는데 그녀의 자녀가 9명이고 손자, 증손자까지 합하면 직계가족이 50명이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2017년 1.05명(2018년 0.97명 예상)으로 70년대 4.43명에 비해 크게 하락한 상태이고, 현재 세계 최하위 수준에 있다.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세대가 늘고, 결혼을 해도 가급적 아이를 안 갖거나 하나만 낳는 사람이 늘기 때문이다. 이런 저출산 추세가 계속된다면 갈수록 인구가 줄고 국가의 위상도 축소될 전망이다.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축복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릴 때는 천사같이 귀엽고, 자라는 과정에는 같이 문제를 헤쳐나가는 즐거움이 있고, 자라서는 듬직하고 자랑스런 존재이다. 손자나 손녀가 태어난다면 귀여움은 말할 것 없고 자신의 생명이 자손 대대로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양육과 교육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자녀의 자립까지 지원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주변에 보면 영어유치원 보내고 해외연수 보내고 연휴에는 해외여행 가고 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이다. 사교육비 부담도 가계가 감당키 어려울 정도이다.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 못지않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자식을 기죽지 않고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치관을 좀 바꾼다면 아이를 갖고, 양육하는 데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높은 교육수준, 모두가 갈망하는 직업, 안락한 생활수준, 그리고 다른 이들의 인정을 추구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키운다면 지나친 비용 지출 없이 가능하다고 본다.

아이에 대한 지나친 지원이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비싼 폰을 사주는 것은 아이를 더 산만하게 만들 수 있고, 비싼 스포츠 레슨이 아이를 프로 운동선수로 연결시켜줄 가능성은 지극히 작다. 과도한 사교육은 아이들의 창의성을 해치고 공부에 싫증을 유발한다.

중국의 오랜 1자녀 정책은 독립심이 부족한 마마보이를 양산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2명의 부모와 4명의 친·외조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란 이들은 이기적이고 도전적이지 못하여 중국의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이가 하나만 있어서 귀여움만 받고 사랑을 줄 줄 모르고 자란 아이보다 아이가 많은 가정의 경쟁적 상황에서 자란 아이들이 더 훌륭할 수 있다.

자기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는 우리 옛말이 있다. 아이는 동네 전체가 키운다는 속담도 있다.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출산에 대한 다양한 지원대책과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육아지원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러한 지원을 활용하면서 여유 있는 자세로 결혼, 출산, 육아, 자녀교육에 임한다면 다자녀를 갖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