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9 (월)

  • 흐림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32.6℃
  • 서울 27.5℃
  • 흐림대전 28.0℃
  • 맑음대구 31.3℃
  • 맑음울산 31.8℃
  • 구름많음광주 29.0℃
  • 맑음부산 30.1℃
  • 구름조금고창 29.5℃
  • 맑음제주 31.0℃
  • 구름많음강화 26.2℃
  • 흐림보은 27.9℃
  • 구름많음금산 29.4℃
  • 맑음강진군 31.1℃
  • 맑음경주시 32.9℃
  • 맑음거제 29.1℃
기상청 제공

“수원 기생들의 만세운동은 일제 식민통제에 대한 저항”

이동근 학예사 주제 발표
“정체성 찾기 위한 적극적 행위”
염태영 시장 “기록되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 역사 발굴”

 

 

 

수원박물관 ‘3·1운동과 여성’ 주제 학술대회 개최

수원 기생들의 만세운동은 일제가 화성행궁을 훼손하고 병원을 지어 치욕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했던 상황에 대한 저항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수원박물관은 27일 박물관 내 세미나실에서 ‘3·1운동과 여성’을 주제로 개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제 발표한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사는 “수원 기생들의 고향 집과도 같았던 화성행궁을 무너뜨리고 지은 병원에서 성병 검사를 받아야 했던 기생들은 매우 큰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며 “기생들의 3·1운동은 단순한 의기가 아니라 일제 식민통제에 대한 저항이자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적극적 행위였다”고 말했다.

일제는 조선의 왕을 상징하던 화성행궁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리고 식민지 행정기구와 병원을 지었다. 1910년에는 정조대왕의 사당이던 화령전에 자혜의원을 설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혜의원은 화성행궁의 정궁인 봉수당으로 옮겨졌고, 수원 기생 30여 명은 1919년 3월 29일 건강 검사를 받으러 가던 도중 자혜의원 앞에서 만세를 불렀다. 만세운동 주모자는 ‘수원예기조합’의 김향화였다. 김향화는 기생들의 선두에 서서 병원 뜰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이동근 학예사는 수원과 진주·안성·해주·통영 기생의 3·1운동 참여를 소개하고 “우리 민족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분연히 떨쳐 일어섰을 때, 기생들도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염태영 시장 인사말에 이어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의 기조 강연, 주제발표, 종합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윤경로 전 총장은 “여성들은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시대적 상황을 자각하고 스스로 혁명의 주역으로서 일어났다”면서 “여성들의 참여는 3·1 혁명이 단순한 만세운동이 아니라 남녀의 차이, 계급과 계층의 차별, 나이의 차이를 타파하는 전 민족의 거족적 운동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명희 국가보훈처 연구원은 ‘삼일여학교 출신 인물의 민족운동, 나혜석·임순남·박충애·최문순’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나혜석 등이 독립운동의 주도적 인물로, 근대적 엘리트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수원삼일여학교에서 체험이 중요한 원인”이라며 “삼일여학교는 수원지역 민족교육의 산실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염태영 시장은 인사말에서 “기록되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역사를 발굴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후손들이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