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이 아닌 법정 휴일인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휴무 여부에 따라 학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정상 근무하면서 휴무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지만 학교들은 일부 재량휴업을 하거나 체육행사 등도 열려 일부 학부모들의 하소연도 나온다.
3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 다수의 유치원에서 휴원을 결정한데 이어 재량휴업으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학교도 1천302개 초등학교 중 614개, 630개 중학교 중 148곳, 475개 고등학교 중 21개 등 783개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더욱이 일부 학교의 경우 보통 학기 시작 전 연간 교육계획 수립 당시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량휴업을 결정해야 하지만 일부 학교는 근로자의 날이 임박해 휴업 사실을 통지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게다가 유·초등학교의 돌봄 또는 체육행사도 심심찮게 열려 일부 학부모는 ‘강제 휴가’를 써야 하는가 하면 생각지도 않게 자녀의 행사가 겹치는 일까지 생기면서 유치원생과 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난감함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상황과 처지에 따라 근로자의 날 휴무 여부가 엇갈리면서 생각지도 않은 혼선이 매년 반복되는데다 차별로 인한 소외감도 커 정부 차원의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부모 최모(46세·수원)씨는 “은행원이어서 모처럼 근로자의 날 휴무를 받았는데, 마침 두 아이의 가족한마당 행사가 겹치면서 아이들이 자신에게 와달라고 떼를 써 곤혹스럽다”며 “내일 아침까지는 가족들끼리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도내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43세·여·성남)씨는 “학교 현장에서 공무원인 교사와 직원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적용을 받아 정상 출근이 원칙이지만 공무원이 아닌 직원들에게 근로자의 날은 유급 휴일”이라며 “당장 나는 출근하지만 아들 학교에서는 체육행사가 열려 부득이하게 시어머니에게 부탁을 드렸다. 내년부터는 이런 곤란한 일을 안 겪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1천26명을 대상으로 올해 근로자의 날 출근 실태 설문 조사 결과 5명 중 2명(전체의 40%)이 정상 근무한다고 답변했으며, 5인 미만 사업장인 영세기업의 53%, 중소기업(직원 수 5∼299명) 40%, 대기업(1천명 이상) 35%가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아기자 p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