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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꽃

/김선태


온통 적막한 산인가 했더니
산벚꽃들 솔숲 헤치고
불쑥불쑥 나타나

저요 저요!

흰 손을 쳐드니
불현듯 봄 산의 수업시간이
생기발랄하다

까치 똥에서 태어났으니
저 손들 차례로 이어보면

까치의 길이 다 드러나겠다

똥 떨어진 자리가
이렇게 환할 수 있다며
또 한번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

 

 

 

 

다시 봄이다. 도처에 깃든 봄의 소리들은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듯 수런거린다. 이파리 하나가 뒤채더니 다른 이파리들이 따라 보챈다. 밝은 초록이 바깥을 살피면서, 더 밝은 초록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햇빛이 다가오고 먼지 더께가 켜켜이 쌓인 남루한 어깨에 내려앉아도 그 발랄함은 전혀 멈추지 않는다. 겨울 숲의 적막이란 소요의 전조다. 예비이고 징후다. 봄은 초록에게, 초록이 살아갈 장소를 내어주며 또 다른 색의 공화국으로 이동하기 직전이다. 시인은 봄 산의 파릇파릇 돋아나는 생기를 ‘수업시간’에 비유한다. 질문과 답이 이어지고, 다시 질문에 또 질문이 터진다. 무거운 얼음-흙을 뚫고 수직으로 고개를 드는 손! “저요, 저요”하는 학생들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불현 듯 눈길을 끈다.

/박성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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