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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만나게 되면 반가운 이

 

 

 

가을은 온통 익어간다. 어쩌면 다 익었는지도, 그리하여 저물어 간다고 하여도 좋을 듯 하다.

햇살 고이 비추는 남의집 담장안 빛깔 고운 감은 잘도 익어가며 까치 밥이 되어가고 어느날은 그감도 무르고 허물어져, 툭하고 지상에 떨어질 것이다. 우리네 인생이 그러하듯이, 만추의 감나무에서 우리네 인생의 무상함을 엿본다.

이 세상엔 다른 사람의 결점이나 단점만을 애써서 보려는 이들이 간혹있다. 자신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에 티만 보려는 행위이다. 남의 장점을 찾아내 칭찬해 주기 보다는 타인을 비방하거나 폄훼하는일에 적극적인 언론의 역할도 그런 부류 일 것이다.

언론 이라고 하기보다 찌라시 수준의 가짜 뉴스가 난무한다. 미담은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온통 거북할 지경으로 남 잘못을 떠드는 꼴이다.

중국의 고사성어에 ‘취모구자(吹毛求疵)’라는 말이 있다. 터럭을 불어서 작은 허물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짐승의 몸에 난 흠은 털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입으로 불어서 털을 헤치고 흠을 찾아내는 것이니 남의 허물을 억지로 들추는 일을 말한다. 중국의 철학자 가운데 법의 중요성을 주장한 한비자의 “군자는 터럭을 불어서 남의 허물을 찾지 않는다”는 말에서 나왔다. 작은 허물도 없는 완벽한 사람은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이 없어서 가까이 다가서기 어렵다. 어느 누구나 작은 결점은 지니고 있다.

남의 장점보다 결점이 먼저 보이는 것은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붓다께서도 이런 말씀을 하신다.

“남의 허물을 찾아내어 항상 불평을 품는 사람은 번뇌의 때가 점점 자라며 그의 번뇌는 계속 불어난다.”

남의 허물을 찾지 않는 것도 깨달음을 향해 가는 길이다.

꼭 남의 허물을 꼭 말해야 한다면 다섯 가지를 갖추라고 붓다는 말씀하셨다.

“반드시 사실이어야 하고, 말할 때를 잘 알아야 하며, 이치에 맞아야 하고, 부드럽게 말해야 하고, 자비심으로 말해야 한다.”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맺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며 곧 인간관계다. 결(結)이란 끈으로 매는 것이고, 해(解)는 묶은 끈을 푼다는 것인데, 사람의 일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사에 이리저리 얽히기(結) 시작하지만, 죽을 때에는 그 모든 것을 풀고(解之) 가야 한다. 세상사(世上事) 관계 속에서, 우리네가 살아가는 사이사이에, 이리저리 얽히고, 설키어 있으니, 너와 내가 얽히고 상하가 얽히고 과거와 현재가 얽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關係(관계)라는 단어에도 ‘실사(絲)’가 들어 있듯이 사람들은 이러한 끈으로 서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인연(因緣)이란 말로 표현해도 좋을 듯싶다.

선하게 얽혀 있으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마는 만약 원한으로 악하게 맺혀 있다면 어찌 감당하랴?

어떤 곳에서도 잘 화합하는 원만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인간이 사회를 떠나서 살 수 없듯이 가족 관계도 집도 미시적으로는 사회이며, 친구 들과의 만남도 사회이고, 이웃이나 마을, 복지관이나 절도 우리에게는 사회이다. 사회에서도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철저한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절에 다니는 이들도 간혹 잘난 체 하고 뽐내며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자신의 도만 높다고 하는 불자도 있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흐리고 헛소문을 만들어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기도 하고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연못을 흐리는 것과 같이 마구니 짓이 일상인 이도 있다.

그런 사람의 곁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마주치면 거북살 스럽고 만나지면 증오 스러운 사람이 되어서야 될까 싶다.

어느 자리에서건 굳은 땅에 내리는 봄비 같은 사람이 되어야한다. 마른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 주는 봄비 처럼 만나면 반가운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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