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에는 6·25 한국전쟁 당시 호국영령들의 숨결이 깃든 역사의 현장이 많다. 이곳은 호국·안보·교육장으로 안성맞춤이다.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자꾸만 잊어버리게 된다.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지금은 서로 무기를 내려놓고 잠시 전쟁을 중단한 정전상태일 뿐이다.
한국전쟁 당시 적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킨 별처럼 영웅들에 대한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이들이 잠든 전적비를 소개해봤다.
英·캐나다·호주 등 4개국 장병
공산군과 치열한 격전 승리
영연방참전기념비(가평읍 읍내리)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 장병들이 정의의 십자군으로 한국땅에 파견되어 성난 파도와 같이 밀어닥치는 공산군과 치열한 격전을 치른 끝에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용사들에게 바치는 기념탑이다.
2천777㎡의 부지에 12m 높이를 가진 초대형 석조물로, 1967년 9월 유엔한국참전국협회와 가평군이 건립했다.
매년 4월 마지막 주중에 영연방 4개국 대사와 참전용사가 참석해 기념행사를 갖는다.
국군 제5·6사단-미군 9군단
중공군 39군·괴리군 10사단 격파
가평지구 전투전적비(가평읍 읍내리)
1961년 1월부터 2월 25일까지 제5사단, 제6사단이 미군9군단과 함께 중공군 제39군, 제40군 및 괴뢰10사단을 격파한 후 가평지구를 사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58년 3월에 건립됐다.
이 전투는 미군의 전세를 유리하게 전개하는 데 기여한 전투로, 일명 늪산(148m) 정상에 위치해 있다. 정상에 오르면 1천년을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과 자라섬, 남이섬, 가평읍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6사단 용문산연대 결사항전
중공군 3개사단 2만명 격멸
용문산전투 가평지구 전적비(설악면 천안리)
6·25 한국전쟁 당시 국군 최대의 전과를 올리고 사주방어의 신화를 창조한 용문산대첩을 기념하는 전적비(사진)다.
이 전투는 휴전을 거부하던 적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휴전을 제의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만든, 6·25전쟁의 명암을 가르는 분수령이 되었다.
또한 전선을 현재의 휴전선상으로 북상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조성한 전투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97년 6월에 건립됐다.
용문산 전투는 1951년 5월 17일부터 21일까지 6사단 용문산연대 전 장병이 결사항전에 돌입해 중공군 제63군 예하 3개사단(2만여 명)을 격멸한 전투다. 미 육군사관학교 전술교범에 사주방어의 성공사례로 기록되어 있다.
파병 규모 다섯번째 캐나다군
중공군 공세 맞서 677고지 사수
캐나다군 참전기념비(북면 이곡1리)
6·25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파병된 캐나다군의 가평지구전투(1951년 4월2일~4월25일)를 기념하여 1975년 11월에 건립됐다.
참전국가 중 다섯번째에 달하는 많은 병력을 파견한 캐나다는 1952년 4월 가평전투에서 중공군 20군 예하부대와 치열한 격전을 벌여 677고지를 사수함으로써 중공군의 춘계공세를 가평 북쪽에서 차단하는 전과를 올렸다.
1천650㎡의 부지에 6.5m 높이의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호주·뉴질랜드군 합동 전투
일진일퇴 치열한 공방전끝 승전
호주, 뉴질랜드 전투기념비(북면 목동리)
호주군과 뉴질랜드 군이 합동으로 북면 목동리에서 적과 대치하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면서 용감히 싸워 적을 무찌르고 승리한 전적을 기념하기 위해 1963년 4월에 건립됐다.
캐나다군 및 호주, 뉴질랜드 기념비는 청정지역인 북면의 중심 주변에 위치해 있다.
미군 40사단 213 야전 포병대대
단 한명 피해없이 중공군 격퇴
미국참전 기념비(북면 이곡리)
2016년에 세워진 한국전쟁 미군참전 기념비는 미국 성조기 모양의 주탑과 프랭크 데일리 중령의 통솔아래 중공군을 대파한 미 213야전 포병대대 전공을 기리는 기념동상, 2사단 40사단 표지석 그리고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Freedom Is Not Free)’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석 등으로 구성됐다.
1951년 5월 26일 미 40사단 예하 213야전 포병대대는 북면에서 단 한명의 피해도 없이 400여 명의 중공군을 물리쳐 지금도 ‘가평의 기적’으로 불린다.
/가평=김영복기자 k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