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록싸리 꽃 필 때
/송소영
조록싸리 꽃이 피고 있다
단정하게 여며 틀어 올린 분홍 머리들이
가지에서 조롱조롱 옛 기억을 연신 내리꿰고 있다
그 곳에 가야 할까 가지 말아야 할까
초여름 궁색한 내 그리움이
며칠 째 서성이며 밤을 지새우고
어느새 꽃잎은 또
보랏빛으로 물들어 가는데
유월이다
■ 송소영 1955년 대전출생, 공주교대졸, 2009년 문학·선을 통해 문단에 나왔으며, 교직에 봉직했다. 시집 ‘사랑의 존재’, 백봉문학상, 수원문학인상 등 수상, 제27대 수원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수원영화인협회 부회장과 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글밭을 열어가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