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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백종원·미스터트롯이 통합당에 소환된 이유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 “백종원 씨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분 같더라.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말 한마디 때문에 통합당 내부는 물론, 언론에서도 갑자기 대선 후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물간 노래’라고 생각했지만, ‘미스터트롯’ 무대를 여니 쟁쟁한 실력자가 쏟아졌다. 차기 당 대표와 협의해 대선 주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겠다. 새로운 인물이 분명히 나온다.” 이 말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그런데 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뽑자는 것은 김태호 의원이 먼저 제안했었다. 이렇듯 ‘백종원’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 ‘임영웅과 영탁’ 등이 거론되는 이유는, 지금 통합당 내에서 눈에 띄는 대선 후보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 등 쟁쟁한 대선 후보들이 있지만, 통합당에는 그런 후보들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종원을 소환하고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다. 미스터 트롯이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이유는, 그리고 미스터 트롯 출연진들이 출연하는 타사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미스터 트롯의 경선 방식 때문이 아니다. 출연진 개개인의 실력과 이들의 과거 스토리 그리고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흥행 대박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스터 트롯이 대박 행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첫 번째 꼽을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다. 즉, 코로나19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집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점이 미스터 트롯의 시청률이 대박날 수 있었던 중요한 환경이었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점은 이른바 경제적 위기에 항상 등장하는 ‘복고 경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국민들을 ‘잘 나가던’ 과거를 소환시키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출연자들의 실력이다. 미스터 트롯에 출연했던 출연자들 대부분은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고, 이 요소가 미스터 트롯 열풍을 가능케 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미스터 트롯 Top 7들은 저마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Top 7들은 온갖 고생을 다해가며 ‘입지전적’으로 그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이런 점은 현재 상황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과 희망을 선사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경선 방식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경선 참여자들의 실력과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현재 통합당 내부에 그런 인물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인물들이 쉽게 눈에 띄지 않으니까 백종원과 같은 인물의 외부 수혈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백종원 씨와 같은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정치에서 기적을 바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즉, 무명의 인물이 갑자기 등장해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는 미스터 트롯에도 적용된다. 임영웅 씨나 장민호 씨 그리고 영탁 씨와 같은 인물들은 트롯 계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가수들이었고, 김호중 씨의 경우, 그의 인생 스토리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정동원 군도 KBS의 ‘인간극장’에 소개된 바 있는 인물이다.


또 이찬원 씨나 김희재 씨는 ‘트롯 신동’ 출신이다. 결국 이들 모두는 한 분야에서 꾸준히 자신들의 실력을 갈고 닦은 인물들이고, 그래서 갑자기 등장한 인물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통합당은 이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 당 외부든 내부든 현재 대중들이 이름 정도는 아는 인물들이어야 하고, 해당 인물의 스토리도 있어야 하며, 또 나름 정치 분야에서 실력도 인정받는 인물들이 대선 후보 경선에 등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미스터 트롯이나 백종원 씨를 거론함으로서 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 있었다. 대중 예술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치판에서 제대로 모방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모방은 또 다른 창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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