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故 박원순 고소인 측 "서울시는 책임주체, 인권위가 조사해야"

박 전 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2차 기자회견
변호인 "성추행 증거는 수사기관에 제출 "
"검찰이 경찰보다 피소사실 더 빨리 알아"
A씨 "편견 없이 합리적 절차 따라 진실 밝혀지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 측이 2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2차 기자회견의 관심사는 성추행 증거 공개 여부였으나 A씨 측은 증거를 공개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증거를 공개해야 피해자가 덜 공격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피해자 증거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추가 확보 자료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피해자가 구체적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지 않으면 또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이자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검찰이 경찰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피소사실을 먼저 알았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제가 피해자와 상의한 다음에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여조부장)에게 연락하고 면담 요청을 했으나, (여조부장은)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에 면담하는 것은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말했다”면서 “증거 확보의 필요성 때문에 고소하고 바로 피해자 진술이 필요해서 면담하고자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여조부장은) ‘피고소인이 누구인지 확인을 해야 면담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고 해서 피고소인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 말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다음 날 오후 3시에 피해자와 부장검사 면담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7일 저녁 부장검사가 연락해 ‘본인의 일정 때문에 8일 면담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며, 이러한 이유로 “아무래도 서울중앙지검으로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연락했다”고 고소장 접수처를 변경한 경위를 설명했다.

 

이로써 박 전 시장의 피소사실을 유출한 후보가 늘어났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오후 늦게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사무실 전화로 고소장 접수 전 사전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상급기관에 보고하거나 외부에 알린 사실은 일체 없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 지원 단체가 서울시의 민관합동조사단 참여 제안을 거부해 조사단 구성이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피해자는 4년이 넘는 동안 성 고충 전보 요청을 20명 가까이 되는 전·현직 비서관들에게 말해왔다”면서 "서울시는 이 사안에서 책임의 주체이지 조사의 주체일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소장은 “피해자 지원 단체와 법률대리인은 이 사건에 대해 서울시 자체 조사가 아니라 외부 국가기관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공공기관 성희롱 등의 조사 및 구제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긴급 조치, 직권조사, 진정조사를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와 권고에 따라 징계, 재발방지 조치 등을 진행해야 한다”며 “피해자와 지원단체, 법률대리인은 국가인권위 진정조사를 위한 준비를 거쳐 다음 주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서울시는 “오늘 피해자 지원단체가 서울시 진상규명 조사단 불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합동조사단 구성은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조사를 의뢰할 경우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A씨는 1차 기자회견에 이어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A씨는 "문제의 인식까지도 오래 걸렸고, 문제 제기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 사건“이라며 ”피해자로서 보호받고 싶었고, 법정에서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기다리겠다.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과정이 논점을 흐리지 않게 진실이 밝혀지길,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수습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