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며 국내 배터리 3사가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잠정 경영실적이 매출 7조1천996억원, 영업손실 4천39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1분기 1조7천752억원 영업 손실을 거두었던 것에 비해 손실 규모를 줄였다.

석유 사업과 석유개발사업은 각각 4천329억원, 1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윤활유 사업은 원가 하락으로 마진이 개선되면서 3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화학 사업은 재고관련 손실이 줄면서 68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배터리 부문은 신규 가동한 해외 공장들을 조기에 안정화시키면서 판매량은 늘었으나, 일회성 비용 증가로 전 분기보다 89억원 증가한 1천13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에선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에 따라 전기차용 분리막의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67억원 증가한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먹거리'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연간 배터리 매출 목표는 연초 2조원에서 10% 내외로 하향 전망을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해 "생산 능력은 올해 연말 20기가와트(GW)로 확대될 것"이라며 "유럽·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71GW가 될 것이며 2025년까지 100GW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수주한 현대·기아차의 E-GMP 물량은 올해 4분기부터 양산한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ESS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배터리 사업과 함께 친환경 사업 중 하나를 담당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국내에서도 '그린 뉴딜'을 통해 전기차 보급에 나서면서, SK이노베이션·삼성SDI·LG화학이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1~5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은 LG화학이 24.2%로 1위다. 삼성SDI는 6.4%로 4위, SK이노베이션은 4.1%로 7위다.

삼성SDI는 지난 28일 2분기 들어 전지사업부문 매출은 1조918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매출 증가세를 보였지만, 자동차전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러 고객사가 생산을 중단해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와 내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에상했다. 유럽 전기차 지원정책 확대와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단독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이밖에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실제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이 2차례 회동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협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점유율 1위인 LG화학은 올해 2분기 들어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4월 폴란드 배터리 공장 수율 안정화를 빠르게 이루고, 주요 고객인 테슬라가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판매량을 거둔 것이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중국 CATL(22.3%)과 일본 파나소닉(21.4%)이 뒤를 바짝 쫓고 있는데다, SK이노베이션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지난해 LG화학이 관련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고, 서울경찰청에 산업보호기술침해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도 서울지방법원에 명예훼손과 채무부존재확인청구 소송을 내고 반격했다. 3개월 뒤에는 LG화학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9월 똑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맞소송을 냈다.

이중 지난 2월 ITC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는 예비 결정을 내렸고, SK이노베이션은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