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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나라의 녹(祿)을 먹는다는 게…

 

청와대가 지난 주말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 보유자에게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한 결과, 1주택을 제외 하고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했거나 처분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거듭된 집값 대책에도 백약이 무효이자 대통령과 여당이 나섰고,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 조치를 내린 뒤 나온 청와대의 경과 보고다. 공직 사회 일각에서는 ‘부동산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자 정부가 공무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선시대 명재상이자 청백리(淸白吏)로 알려졌던 황희 정승이 있다. 그가 오랜 공직에서 물러날 때 사관들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장인에게서 노비를 물려 받은 것이 단지 3명뿐이었고, 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것도 많지 않았는데, 집안에서 부리는 자와 농막(農幕)에 흩어져 사는 자가 많았다 정권을 잡은 여러 해 동안에 매관매직하고” (<세종실록> 10년 6월 25일)

 

정확한 역사적 고증은 할 수 없지만 황희의 관직 초기와 후반(퇴임) 이미지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만큼 명예와 부는 떨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다. 최근 부동산 문제로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국회의원, 고위공직자들을 보면 그게 1주택이든 다주택이든 서민들로서는 로또 같은 것이다. 과연 명예와 권력, 이를 바탕으로 한 재테크 정보 없이 혼자 힘만으로 그런 재산을 소유한 경우가 얼마나 될까. 비록 위법적인 요소는 없다고 해도 말이다.

 

여권의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방도백으로는 처음으로 도내 간부 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불가’지침 등을 내리며 정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사정책과 연계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도 함께 보냈다.

 

우리사회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코로나사태까지 겹치며 부동산 뿐 아니라 고용, 교육, 자영업 등 모든 분야에서 초(超)양극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다소 억울하고 불편하더라도 힘있고 가진 자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무엇인가 해야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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