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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함께하는 오늘] 혼자 먹는 밥

                   혼자 먹는 밥

 

                                           권 순 학

 

 

언제부턴가 빵보다 밥이 좋아졌다

쓱 바른 어느 잼보다

수저 부딪치는 소리가 좋아졌다

 

빈 반찬통 떨어졌을 때

요란한 통만 찾았다

잊은 양념과 국물에 미끈하고 나서야

혼자 먹는 밥보다

식탁에 둘러앉은 얼굴

하루를 되새김질하는 저녁이 좋아졌고

설거지하며 쌓인 고단까지 씻고 싶어졌다

 

물음표는 가고 느낌표만 남은 것일까

부쩍 자주 창가에 앉아

벚꽃 지짐에 단풍 차까지 우려내기도 하지만

그대로 남겨지는 그것들

 

혼자 먹는 밥

밥이 아니라 자신을 먹고 있었다

 

 

1960년 대전출생,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공업대학에서 시스템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바탕화면’, ‘오래된 오늘’이 있고 저서로 ‘수치해석기초’가 있다. 현재 영남대학교 기계IT대학 전기공학과 교수.고 한국시인협회 및 한국지능시스템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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