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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층간소음과 롤케익

과거 농촌이나 도시의 양옥집은 일단 대지가 다르고 그 위에 각각 자리한 건물이니 한집에 한 가족만이 살았다. 시골에서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하는 소리는 딱 2가지였다. 아기 울음소리와 개 멍멍 소리다. 1958년도에 100만의 아이가 태어났고 밤마다 아이가 울면 개가 짖었고, 그래서 다른 집 아이도 따라서 울었다. 지금도 오직 58개띠(戊戌)라 한다. 개띠라 하지 않고 70년생이라 하고, 46년 丙戌生이라 한다.

 

세월이 흘러 도심 주변에 아파트가 건설되기 시작하였고 지금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아파트가 주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층간 소음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몇 년 동안 층간소음이 비극적 결과를 가져온 뉴스를 여러 번 접한 기억이 있다. 그러니 아파트에서는 새벽시간 세탁기소리, 아이들 뛰는 소리, 술취한 가장의 하소연 등 고질적인 층간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최근 몇 집이 이사를 오고 아파트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소음이 발생하곤 한다. 관리실에서는 공사하는 기간동안 소음을 낸다는 사실을 이웃에 알리고 동의하는 서명을 받아오라 한다. 공사소음은 낮에만 낼 수 있고 가장 심한 기간도 미리 알린다. 망치질이나 바닥을 걷어내는 공사는 아침 9시 이후에 시작하고 저녁 퇴근시간 전에 마무리한다.

 

매를 맞아도 이유를 알고 맞으면 덜 아프다. 소음의 원인과 기간을 알고 듣는 소음이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아파트 게시판에 ‘몇 동 몇 호’의 소음이라고 공지가 되었으니 며칠은 참고 견뎌줄 수 있다. 그래서인가 얼마 전에 부분공사를 하면서 이웃 주민의 서명을 청하니 대부분 웃으면서 싸인해 주어서 고마웠다.

 

최근에는 젊은 부부가 집으로 찾아왔다. 3일 후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한단다. 메모를 읽어드린다. “아가, 어르신, 수험생이 함께하는 공간임을 알기에 최대한 안전하고 신속하게 마무리하겠습니다.” 좋은 말이다. 입주 후 좋은 이웃이 될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쓰레기봉투 1매와 롤케익 한 덩이가 덤으로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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