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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광훈’ 놓고 벌이는 아전인수 정쟁 한심

  • 등록 2020.08.19 06:04:47
  • 인천 1면

8·15 광화문 집회에 앞장선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그의 부인, 비서까지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한편의 코미디다. 그가 평소에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해서 그 가능성을 과도하게 부정하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를 중심에 놓고 벌이는 여야 정치권의 공방은 더 웃기는 코미디다. 그야말로 눈 귀 가리고 자기들 하고 싶은 말만 떠들어대고 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 방역체계를 뿌리째 뒤흔든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사람이라면 일말의 미안함과 죄책감을 갖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강경 대응이 답”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제는 민주당이 한사코 정광훈 목사와 8·15 광화문 집회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책임을 들고나오는 대목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이 참석한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 참석 금지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통합당은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통합당은 광복절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8.15 광화문 집회가)야당하고 무슨 관련이 있나”라고 되받았다. 김 위원장은 또 “자기네들이 유리하게 이용해 볼까 해서 통합당에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것 같던데 그런 유치한 정치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8·15 광화문 집회를 추진한 전광훈을 비롯한 주최자들의 국민보건을 해친 범법행위는 엄중하다. 그 잘못을 놓고 비난하고 비판하는 일은 정당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험궂은 날씨에 세상의 만류를 무릅쓰고 길거리로 나온 국민의 주장을 최소한 경청할 책임이 있다. 국민방역을 해친 일이 제아무리 중하다 해도 민심을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진영주의에 묶여서 ‘남 탓’ 일변도의 정략적 발언만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여야 정치권은 두 귀를 다 열고, 두 눈을 다 뜨고 세상을 바라보는 게 정상이다. 흑백논리에 젖어서 무한 소모전만 펼치는 이 정치풍토는 하루빨리 혁신돼야 한다. 성찰보다도 남에게 손가락질하는 일에 열배 백배 더 열중하는 정치꾼들이 바로 세울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떠들기 전에 가슴에 손을 얹고 좀 더 생각해보는 겸손한 정치 좀 보여줄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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