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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독감백신 사망…하루빨리 불안 해소책 내놔야

정부, 정직한 자세로 신뢰 잃지 않는 것 가장 중요

  • 등록 2020.10.22 07:26:16
  • 13면

21일 제주도에 사는 60대 남성, 대구시 동구에 거주하는 78세 남성에 이어 경기에서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접종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나왔다. 최근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자는 일곱 명째다. 코로나19의 범람으로 동절기에 독감까지 겹치면 큰일이라며 독감백신을 서둘러 맞던 국민이 급속히 불안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 당국은 ‘걱정 말고 맞으라’는 무책임한 말만 거듭할 게 아니라 하루빨리 신실한 공포 해소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올해 정부가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기간에 사망 사례가 빈발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사망 사례가 알려지자 이미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거나 접종을 앞둔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전국 의료기관에 백신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접종 연기나 포기사례도 나오고 있다.

 

독감백신 부작용에 의한 사망사고는 올해 독감백신 유통과정에서 상온 노출과 백색 입자 발견 등으로 회수·폐기 조치가 이뤄진 와중이어서 그 공포감이 훨씬 더 심하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이번 사망 사건들과 독감백신 접종과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왜 갑작스럽게 의료사고가 잇따르는지 그 원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사고들은 그 경위가 다양하다. 지난 14일 인천에서 독감백신을 맞고 이틀 만에 숨진 10대가 맞은 주사약은 문제의 신성약품이 조달한 독감백신이었다. 19일 오전 9시께 제주시 민간의료기관을 찾아 독감백신을 무료 접종한 68세 남성, 전북 고창에서도 같은 날 동네 한 의원에서 백신을 접종한 70대, 경기도에서는 광명과 고양에서 접종을 받은 2명이 각각 사망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1천 명과 1천만 명이 맞는 백신의 경우에 우연의 사례는 다를 수 있다”며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라”고 조언한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들은 독감으로 인한 폐렴 등으로 또 다른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오히려 독감백신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정부 당국에서는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기저질환과의 관련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다. 결국,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정밀한 진료를 받은 후에 독감 예방주사를 꼭 맞으라는 이야기인데, 결코 실천하기 쉬운 충고가 아니다.

 

이 시점에 가장 중요한 일은 정부가 신뢰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사망사고의 경위와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밝혀서 국민에게 신속히 공개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일체의 인위적 가감이 있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솔직한 정보만이 국민의 불안을 씻어낼 수 있다. ‘독감백신을 맞고서 약 때문에 죽으나, 독감 걸려서 병으로 죽으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시중의 냉소적인 농담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코로나19로 지금 우리 국내 사정은 매우 엄중하다. 만약 독감이 유행한다면 코로나와 뒤엉키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으로 의료체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코로나 대유행을 막기 위해선 무조건 백신 접종률부터 높여야 한다.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어야 한다. 보건당국의 더욱 세심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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