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 수원FC가 1부리그로 승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민날두’ 안병준(30)이 올해 K리그2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K리그 1부와 2부를 통틀어 조총련계 북한 대표 출신 선수가 시즌 MVP에 선정된 것은 K리그 38년 역사상 안병준이 처음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서울시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0 대상 시상식을 열고 안병준을 MVP로 뽑았다.
MVP 투표에서 K리그2 감독 10명 중 8명, 주장 10명 중 6명의 선택을 받고, K리그 취재기자 75명이 투표한 미디어 투표에서는 57표를 받은 안병준은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에서 72.40점을 받아 2위 이창민(23.00점·제주 유나이티드)을 크게 따돌리고 MVP가 됐다.
안병준은 올 시즌 팀 전체 득점(53골)의 40%에 달하는 21골을 혼자 책임지며 수원FC가 5년 만에 K리그1(1부 리그)으로 승격하는 데 앞장섰다. 수원FC는 안병준이 득점한 17경기에서 11승 3무 3패를 기록했다.
안병준은 특히 전날 열린 승격 플레이오프에서는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페널티킥 동점골을 성공시켜 수원FC의 1부 승격에 마침표까지 찍었다.
안병준은 인터뷰를 통해 “K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길 수 있어서 너무도 영광이며 행복하다”면서 “이 상에 부끄럽지 않게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도록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병준은 또 올 시즌 21골을 기록하며 2위 안드레(대전 하나시티즌·13골)와 3위 레안드로(서울 이랜드·10골)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득점왕에 올랐고 시즌 베스트11에서도 공격수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등 3관왕에 등극했다.
정규리그 베스트11에는 공격수 부문에 안병준과 함께 레안드로가 선정됐고 공민현, 김영욱, 이창민(이상 제주) 백성동(경남)이 미드필더 부문에, 안현범, 정운, 정우재(이상 제주), 조유민(수원FC) 수비수 부문에 각각 이름을 올렸고 골키퍼에는 오승훈(제주)이 영예를 안았다.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감독상 부문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1년 만에 1부리그로 이끈 남기일 감독과 경쟁했지만 감독 10표 중 6표, 주장 10표 중 4표, 미디어 75표 중 8표, 환산점수 34.27점으로 남기일 감독(감독 10표 중 1표, 주장 10표 중 3표, 미디어 75표 중 56표, 환산점수 41.87점)에 이어 아쉽게 2위에 올랐다.
한편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반인은 물론 언론 접근까지 차단한 채 인터넷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