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전국 규모 대회와 공모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과 ‘대통령상’을 휩쓰는 경사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양한 시정 정책 추진이 어려웠지만 시민 안전과 복지 향상,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공공투자 성격의 정책들이 빛을 발했다.
◇ 적극행정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응급 처치가 필요한 시민을 1초라도 빨리 병원까지 이송할 수 있도록 수원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은 지난달 18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0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시스템은 구급차에 설치된 앱을 통해 응급환자를 옮겨야 하는 병원까지 교차로 신호를 자동 제어하는 ‘센터방식’으로 운영된다. 구급차량 위치가 GPS로 추적돼 병원까지 최단 거리를 최단 시간에 돌파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현장 방식’은 교차로별로 우선 신호를 작동해야 하는데다가 수원지역 내 1000여 개 교차로에 현장 방식으로 무선기지국을 설치하려면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야 했다.
수원시 도시안전통합센터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방버블 고민하던 이병호 주무관을 주축으로 2018년 기본계획 수립 후 지난해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고작 4억 원이 들었다.
시스템 구축 후 진행한 사업평가에서 평균 통행시간이 56.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험운행 결과에서도 수원시 서남쪽 끝에 있는 델타플렉스에서 지역 중앙에 위치한 아주대학교병원까지 11㎞(평일 낮 시간대 25~30분 소요)를 9분 20초 만에 도착했다.
수원소방서와 수원남부소방서 구급차량 각 1대씩에 설치된 시스템을 이용해 1주 당 평균 9건가량 응급환자를 이송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적극행정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병호 주무관은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다른 지자체와도 관련 기술을 적극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드는 ‘공유냉장고’
환경부가 주최하고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해 지난달 19일 개최한 ‘제22회 지속가능발전대상 공모전’에서는 ‘마을이 함께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수원시 공유냉장고’가 대통령상에 선정됐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수원시의 공유냉장고는 먹거리 자원을 순환시켜 식량 낭비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먹거리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수원시와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아이디어를 내 시작됐다.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이 협력을 통해 탄생한 1호 공유냉장고는 2018년 1월 18일 권선구 고색동에 마련됐다. 서호중학교 학생들이 먹거리를 기부하거나 인근 대형마트가 동참하는 등 마을 단위의 자발적인 운영으로 반향을 끌어냈다.
현재까지 모두 16개 공유냉장고가 설치·운영 중이다. 동네 커피숍과 생협, 사회복지관, 음식점, 학교, 아파트 경비실 옆, 자활센터, 로컬푸드직거래매장 등에 자리를 잡고 노인,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족 등과 먹거리, 식재료를 나누고 있다. 냉장고 인근 주민들이 직접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이용하는 ‘먹거리 거버넌스’로 자리잡았다.
1호점을 관리하고 있는 한 주민은 “나누는 기쁨을 실천하고 공유해 준 이웃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이용자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 디자인 경쟁력 높여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도 거머쥐어
수원시는 지난 달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2020년도 대한민국디자인대상’에서도 대통령상을 받아 낭보를 이어갔다. 대한민국디자인대상은 창의적인 디자인 경영을 한 지자체와 우수기업, 유공자 등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수원시는 지방자치단체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수원시는 2012년부터 공공디자인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경관, 유니버설, 색채, 광고물 등 각종 디자인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버스승강장, 안내판, 펜스, 가로등 등 공공시설물에 표준화된 디자인이 보급됐고, 수원지역 내 보도블록 패턴까지 통일감을 줬다.
특히 2018년부터는 공공디자인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면서 건축물과 시설물 심의 단계에서 디자인 관련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강화했다.
여기에 수원시 도시디자인 활성화·운영에 관한 조례 등 디자인 관련 조례와 규칙을 만들고, 디자인기획관 도입 및 도시디자인단 구성 등 디자인 관련 조직을 강화해 시정 전반에 디자인이 녹아들 수 있도록 다듬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수원시가 개발·출원한 디자인은 24건에 달했다.
수원시 도시디자인단 관계자는 “수원시가 갖추게 된 디자인 관련 조례와 조직 등 기반을 바탕으로 민간전문가의 전문성을 활용해 각종 개발사업에 디자인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화장실문화 선도지역 자존심 ‘미술관 옆 화장실’
앞서 지난 10월 30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주관한 제22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에서 수원시는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미술관 옆 화장실’은 수원시립미술관 바로 옆에 미술관과 어우러져 세련된 외관이 인상적인 화장실이다. 내부는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한 공간 배치와 구성, 영유아 맞춤형 기구와 시설을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수원시가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세 번째다. 1999년 반딧불이화장실은 유리천장으로 따스한 햇볕이 가득한 중앙 홀에 ‘작은 도서관’을 설치, 날씨와 수원시 주요 정책 등 최신 정보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스마트 미러’를 갖춘 도서관 같은 화장실이다. 2015년 광교중앙공원화장실은 태양광시스템과 물 재이용시설 등을 갖춘 에너지절약형 생태화장실이다.
3차례 대상을 포함해 국무총리상, 행정안전부장관상 등 화장실로 받은 상만 26개에 달하는 수원시는 화장실문화 선도도시다. 민선 3기 수원시장을 지낸 ‘미스터 토일렛’ 고(故) 심재덕 초대 회장의 제안으로 창립한 세계화장실협회(WTA) 사무국 소재지이자 2014년부터 염태영 수원시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민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땀 흘린 시간이 하나씩 빛을 발하고 있어 뿌듯하다. ‘사람 존중, 사람이 반가운 도시’를 만드는 일에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 달라”며 잇따른 수상 소감을 SNS를 통해 전했다.
[ 경기신문 = 이주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