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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박물관이 넓어지고 풍부해진다

동구, 지상 3층 규모 증축 추진...2023년 완공 예정
전시실 다양화, 체험공간 등도 대폭 확충
인근 명소들과 연계한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

 

 인천시 동구가 전국 최초의 생활사 박물관인 수도국산박물관 증축에 나선다. 1960~7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유물들이 더 많이 전시되고, 전시기법도 IT기술을 활용해 첨단화된다.

 

만수산, 송림산이라고도 불리는 수도국산은 역사적으로 소외된 자들의 보금자리였다. 일제 강점기에는 상권을 박탈당한 이들이 쫓기다시피 이곳으로 왔고 6·25전쟁 때는 피난민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산업화시기엔 타 지역에서 희망을 안고 몰려 온 이들의 꿈동산이었다.

 

박물관은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역사적으로 아주 희귀하고 귀중해 감탄을 자아내는 전시품은 없지만 늘 우리 주변에 있어 그 시절을 추억하고 향수에 젖게 하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1990년대 송현동과 송림동에 재개발이 확정되고 대형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수도국산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판자집들이 없어지고 산비탈을 깎은 곳에는 대형아파트가 들어섰다.

 

구는 2005년 시민들에게 당시의 문화와 생활상을 알리기 위해 수도국산박물관을 개관했다. 이후 연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으면서 최근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해부터 박물관 증축을 시에 요청했고, 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세우고 있는 구는 2023년 개관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 박물관 3층까지 증축

 

현재 지하 1층, 지상 1층규모인 박물관을 지상 3층까지 증축한다. 전시실과 체험실, 수장고까지 갖춰 그간 방문객들이 겪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3층까지 층수를 높이고 기존의 공간들도 넓혀 관람객들의 동선을 확보하고 유물들을 더 전시할 계획이다.

 

기획전시실이 있는 지하 1층은 기증유물전시실로 탈바꿈한다. 그 동안 박물관을 방문하던 관람객들이 자신이 갖고 당시 생활하며 보관하던 있던 유물들을 기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를 전시할 공간이 부족해 수장고에 보관해왔다. 증축이 이뤄지면 지하 1층은 이 같은 기증 유물들만 따로 전시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지상 1층은 독립된 기획전시실로 운영된다. 그 동안 전시실이 지하와 지상으로 나눠져 있어 불편을 초래했지만 이제는 각 층에 콘셉을 두고 전시관을 운영, 관람객들에게 통일감을 줄 수 있게끔 설계했다. 기존 전시실을 확장해 기획 전시실로 바꿔 매 시기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층마다 나뉘어져 있던 전시실은 상설전시실이라는 이름으로 지상 2층으로 옮겨진다.

 

유물들을 보관하는 수장시설도 대폭 확장된다. 기존 87㎡에서 159㎡로 넓어진다.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남에 따라 구는 유물 구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박물관에서 복합문화시설과 관광명소로

 

구가 박물관을 증축하며 또 하나 고려한 건 주변 시설들과의 조화다. 수도국산정상 부근에 자리한 송현근린공원과 연계해 복합문화시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상 3층 옥상 부근에 관람객들의 휴식공간과 전망대를 설치해 동구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게 했고 박물관 안에는 체험공간과 교육시설을 조성한다.

 

또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공모를 통해 건물 외관 디자인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박물관 주변에는 배다리헌책방거리와 개항장, 차이나타운 등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코스가 있다. 이를 활용해 수도국산박물관이 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인근 인천개항박물관, 한국근대문화관, 짜장면박물관 등을 잇는 투어도 가능할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 다양한 콘텐츠 마련

 

구는 박물관 증축을 결정하면서 내적 콘텐츠 개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타 박물관과 차별화된 전시실을 구성할 예정으로 최신 과학기술을 동원한 체험실을 운영한다.

 

특히 IT기술을 이용한 실감콘텐츠가 개발, AR과 VR을 이용해 당시 달동네 생활을 좀 더 현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전시실 안에 정보 공간이나 동영상실도 마련, 단순히 유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와 유물 해설을 통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유물수집도 세분화, 전문화된다. 관련 전문가들로 수집위원회를 구성, 이를 통해 각 콘셉에 맞는 유물들을 상시 수집하고 담당학예사를 둬 현장 조사를 통한 검증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매년 늘어나는 교육 프로그램 인원을 고려해 프로그램의 질적·양적 향상도 도모했다. 구는 창의교육체험라는 슬로건 아래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2017년 9개 프로그램에 참여 인원이 1446명이었지만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에는 13개, 3202명이 모였다. 이처럼 구는 체험프로그램 참여 인원이 매년 증가함에 따라 교육공간을 늘리고 전문인력을 고용해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현재 아이들에게 맞춰져 있는 프로그램을 좀 더 다양화 계층별로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 또 주제별, 시기별 다양하고 차별화된 달동네 교육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상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 그리운 그 시절

 

구는 옛날 만석부두, 화수부두, 수문통 달동네 등의 대표적인 곳을 박물관을 통해 복원한다. 상설전시관에 그 때 그 시절 노동자, 상인들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는 유물을 전시하고 주거지를 재현해 방문객들로 하여금 당시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아이들에겐 역사 체험관으로 활용한다.

 

대형마트와 현대화바람에 밀려 오래 전에 모습을 감춘 추억의 시장 등도 복원되며 추억의 음식인 뻥튀기, 달고나, 꿀꿀이죽 같은 당시 일상적으로 맛 볼 수 있었던 음식들도 박물관 안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1회 이상 기획을 통해 장소가 아닌 인물에 초점을 맞춰 달동네 아이들, 부두의 노동자들, 경인선 주변 주민 등 인물들의 생활 모습과 희로애락을 볼 수 있는 기획전시도 예정돼 있다.

 

진태호 구 관광진흥팀장은 “전국 유일의 생활사 전문박물관으로 탄생했지만 공간 자체가 좁아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고, 다양한 요구에도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증축이 이뤄지면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상을 보다 폭 넓고 풍부하게 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구와 시는 물론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 글 = 김웅기 기자, 사진 = 동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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