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선고공판이 예정된 가운데 검찰수사가 ‘표적수사’·‘과잉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의 34번째 공판을 끝으로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 절차가 마무리됐다. 검찰은 징역 7년, 벌금 9억 원, 추징금 1억6400만 원을 구형했다.
정경심 교수 측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하며,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낙마를 목적으로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표적수사’를 했고 힘든 고통과 유례없는 인격 모독을 겪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과잉·표적 수사’ 논란에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부패”라고 규정하며, 국정농단과 유사하다고 빗대어 조국 전 장관 인사검증 과정에서 시민의 요구에 따라 시작된 것이라고 명백히 했다.
그러나 정경심 교수가 “학자였던 배우자가 공직자가 된 뒤엔 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한순간 온 가족이 수사 대상이 돼 파렴치한으로 전락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최후진술에서 밝혔듯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경심 교수는 크게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8월 27일 검찰의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졌으며, 9월 6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 55일 만인 10월 21일 정경심 교수에 11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소환조사 없이 기소된 정 교수는 10월 3일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당시 비공개로 소환했다.
다음날인 10월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019년 경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임은정 검사(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 조사단 부장검사)는 정경심 교수에 관한 검찰 기소에 대해 ‘망신스러운 수사’라고 일침했다.
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관련자에 대해 소환조사도 진행하지 않고,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자녀의 상장원본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로 기소했다가 공소장을 수정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데 대한 비판이었다.
검찰은 9월 6일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뒤 15분 만에 정경심 교수의 기소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의 급박한 움직임은 6일 0시를 기해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으로 조국 측은 검찰의 결정에 존중을 표하면서도 피의자 소환 없이 기소가 이뤄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기소 과정에서 적법절차의 원칙과 피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권도 제공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검찰의 과잉수사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 퇴임을 앞두고 과거 검찰의 권한 남용을 사과하며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수사를 약속한 바 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7년 12월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약촌오거리 사건(2000년) ▲삼례 나라슈퍼 사건(1999년) ▲이명박 정부 민간인 사찰 사건(2010년) ▲김학의 전 차관 사건(2013년) 등 15개 사건을 조사하고 검찰에 제도 개선 등을 권고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당시 “검찰은 과거의 잘못을 교훈 삼아 향후 권한을 남용하거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한 약속처럼 검찰이 민주적 원칙을 지키며 개혁과제를 이룰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