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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21년째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기부

올해 7013만여 원 기부…21년간 기부한 금액 7억3800여만 원
기부자의 뜻대로 소년소녀 가장 및 불우이웃 위해 사용 예정

 

매년 이맘때가 되면 들리는 따뜻한 소식이 올해도 전해졌다. 

 

전북 전주 한 동네서 거액의 기부금을 놓고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기부를 했다.

 

30일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익명의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근처 교회에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기부금을 숨겨놨는데, 주민센터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달라는 내용이었다.

 

익명의 남성이 교회 뒤편에 두고 간 박스 안에는 빨간 돼지 저금통 속 동전 865개와 5만 원짜리 지폐 1400장 등이 있었다. 총 7013만여 원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에 지친 이웃을 위로하는 짧은 편지도 함께 놓여 있었다.

 

"지난해 저로 인한 소동이 일어나서 죄송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기부는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21년 동안 이어졌다. 

 

그가 지금까지 기부한 돈을 합하면 무려 7억3800여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정체는 아무도 모르지만, 해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는 이미 전국구 유명인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이들은 나쁜 마음을 먹고 그가 기부금을 두고 가기를 지켜보다가 훔친 일도 일어났다. 

 

지난해 30대 남성 두 명이 그가 놓고 간 6000만 원을 절도했던 것이다.

 

이들은 매년 연말 반복되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 소식을 접하고, 범행 4~5일 전부터 차량으로 노송동 주민센터 주변을 돌았다.

 

이후 체포된 2인조 일당은 2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그의 기부가 끊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올해도 그의 선행은 이어졌다.

 

한편, 주민센터는 이번 기부금 역시 불우이웃의 생활비와 가난한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의 기부 소식에 네티즌들은 "빛이고 희망입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22회째 대단한 천사이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존경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있지만 이러한 소식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다시 되새김하게 되고 저렇게 마음이 따듯하신 분들이 사회에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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