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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아 미안해'…'그알' 방송 후 양천경찰서에 시민들 공분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 양부모의 학대와 방임으로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정인 양의 사연이 방송되면서,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3차례나 신고가 들어갔음에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다시 양부모에게 정인 양을 돌려보낸 경찰에 대해 시민들은 학대를 방조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비난하고 있다.

 

양천경찰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양천경찰서 부끄러운 줄 아세요", "경찰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당신들은 직무유기고, 공범입니다", "마지막 세번째 의사가 분리요청까지 했는데 이건 무슨 업무 태도냐" 등의 글을 남겼다.

 

심지어 몰려드는 접속자들로 인해 이날 오전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 남궁인 전문의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목동 한 병원 응급실에서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입양된 지 9개월 만이다.

 

당시 정인 양의 장기는 찢어졌고,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찼다. 몸 곳곳에는 멍으로 가득했다.

 

부검 감정서에 따르면,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강한 외력으로 인해 췌장도 절단된 상태였다.

 

 

남궁인 전문의는 정인 양의 사진을 보고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소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있다”며 “16개월이 갈비뼈가 부러진다? 이건 무조건 학대”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양모 장모 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양부 양모씨는 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하지만 장 씨는 단순한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씨는 자신의 가슴 수술로 인한 통증 때문에 정인 양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씨가 정인 양을 학대했다는 의심은 지난해부터 있었다. 정인 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 소아과 의사, 지인 등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3차례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인 양을 장 씨와 양 씨에게 돌려보냈다.

 

정인 양의 학대를 의심한 소아과 의사는 “경찰분들에게 강력하게 말했다”라며 “부모와 분리가 되야 한다고 했는데 사망소식이 들려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의사는 정인 양 입속 상처를 학대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장 씨는 정인 양 단골 소아과에서 ‘구내염’이라고 진단을 받았다고 했고, 경찰은 이를 믿었다.

 

또 정인 양이 차량 안에 30분간 방치된 걸 본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뒤 한 달이 지나서야 차량이 주차돼 있던 건물을 방문했다. 이미 CCTV 영상은 삭제된 상태였다.

 

◇ #정인마 미안해 실검·해시태그 운동…유명인들 동참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공식 카페를 통해 “아동학대신고가 3번이나 들어갔으나 양천경찰서에 의해 3번 다 혐의 없음 처리가 됐다”며 “결국 온몸의 골절, 장기손상, 췌장절단 등으로 처참하게 죽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남부지검에서도 살인이 아닌 학대치사로 기소하여 더욱 억울한 주검이 되어버렸다”며 “입양아라는 편견 때문에, 누구도 나서주지 않는 어린 고아라는 사실 때문에, 법조차 만만하게 보고 대충 사건을 종결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실검,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했다. 이 운동에 개그맨 김원효-심진화 부부, 배지현 전 아나운서, 배우 황인영, 이윤지, 서효림, 방송인 남희석, 개그우머먼 안소미 등 유명인들이 동참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배 전 아나운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마음에 가장 큰 상처가 된 사건”이라며 “천진난만한 사랑스러운 아기가 도대체 왜 이런 처참한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황인영은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아이가 얼마나 약하고 소중하고 신비한 존재인지 알겠다”면서 “마음이 아파 운다”고 했다.

 

남희석은 "어린이집, 병원은 계속 아이 살리려고 신고하고, 노력. 기관 담당자와 담당 경찰은..."라며, "세상 너무나 어여쁜 아이가 고통 속에 죽었다"고 글을 남겼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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