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1 (일)

  • 흐림동두천 21.6℃
  • 흐림강릉 28.5℃
  • 서울 22.6℃
  • 맑음대전 25.2℃
  • 대구 27.7℃
  • 구름많음울산 27.6℃
  • 광주 24.1℃
  • 흐림부산 27.0℃
  • 흐림고창 25.8℃
  • 구름많음제주 30.0℃
  • 흐림강화 21.7℃
  • 맑음보은 24.5℃
  • 구름많음금산 25.9℃
  • 흐림강진군 24.9℃
  • 구름많음경주시 29.6℃
  • 구름많음거제 27.2℃
기상청 제공

[사설] 기본소득, 선택 아닌 가야할 방향이다

 AI로봇.자산 소득으로 초양극화 미래온다

  • 등록 2021.01.08 06:00:00
  • 13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본소득’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한 데 이어 새해 정치권과 자치단체에서 다시 보편적 재난지원금 또는 기본소득론이 화두로 등장했다. 국민 또는 경기도민 10명 중 7명이 전국민 지원금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기본소득을 정강정책 전면에 내세웠다. 여권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기본소득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본소득은 재산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게 기본 골자다. 올해 서울.부산 시장 선거와 내년에 대선, 지방선거가 잇따라 실시된다. 이에따라 기존의 복지 시스템을 뛰어넘는 대안으로 기본소득론이 선거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본소득론은 인간의 기본 생존권이라는 이상적인 명분에도 불구하고 재원 마련의 벽 때문에 오랫동안 미완의 과제였다. 그러나 코로나가 논의에 불을 당겼다. 본질은 미래의 소득구조다. 18C 산업혁명 이후 상품과 금융의 국제적 이동이 빨라지면서 부의 쏠림도 가속화됐다.

 

특히 근로를 통한 소득보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소득으로 인한 부의 탄력성이 커지면서 양극화는 ‘초(超)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과거 상위 10%가 차지하던 부의 비중을 갈수록 1% 아니 0.1% 극소수 상위층이 독식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미국의 이른바 빅테크(애플 테슬라 등),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이 전체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를 보라.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서울 부동산 폭등도 같은 흐름이다.

 

‘기본소득’ 하면 왜 잘사는 사람까지 주느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산층이 사실상 소멸되고, 극빈.극부층만 남게 될 수 있다. 국민 대다수가 하층으로 전락한다는 얘기다. 미래학자들은 2030년쯤이면 ‘AI(인공지능)로봇’으로 사람의 일자리가 50% 정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또 AI로봇 한 대가 5명 이상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임금까지 하락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물론 핀란드, 스위스 등 기본소득을 실험한 국가들의 경우 기본소득이 근로의 동기부여를 막는다는 결과가 있고, 캐나다는 반대의 긍정 효과를 보이는 사례도 나와 정교한 논쟁이 필요하다. 완전자율주행차를 지향하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대규모 실업사태가 불가피하다며 기본소득은 필수라고 주장한다. 빌 게이츠는 사실상 소비를 하지 않는 로봇에게 세금을 매겨 재원을 마련하자는 제안까지 하고 있다.

 

어차피 두뇌·자본(주식 등)의 최상위 포식자가 모든 부를 가져가기 때문에 여기서 재원을 확보해 절대 다수의 약자를 부양하는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기본소득을 당장 실천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야할 방향이고 이제 논의의 장이 열려야 할 시점임을 강조하고 싶다. 국가 지도급 인사들이 유념할 게 있다. 앞으로 애플이나 삼성전자 같은 미래산업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많은 국민들이 절대 빈곤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나 공약보다 더욱 원초적인 과제다. 미래 먹거리 산업과 국민의 보편적 생존권을 동시에 설계할 수 있는 지도자가 출현해야 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