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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수사권 조정 시행에도 검찰은 ‘모르쇠’, 불가능한 '셀프개혁'

 

법률 제16908호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 및 법률 제16924호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의 시행일에 관한 규정이 지난해 10월 7일 공포됨에 따라 올해 1월 1일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됐다.

 

이로 인해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는 부폐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등 6대 범죄로 축소됐다.

 

부패 범죄의 경우 특가법 적용 대상이면서 뇌물액수가 3000만원 이상인 경우, 공직자 범죄는 대상자가 4급 이상일 때만, 경제 범죄는 피해액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사기만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기존에 포함되었던 사이버범죄는 검찰의 직접수사에서 제외되었으며 대신에 마약 범죄는 기존 그대로 검찰에서 수사를 관할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경찰에 대해 검찰은 여전히 보완수사 및 재수사를 요구할 권한은 갖게 됐지만, 법리 위반 및 기소할 수 있을 정도의 명백한 증거수집 법칙 위반 등일 경우에만 예외적 송치 요구가 가능하다.

 

검찰의 수사지휘권도 폐지됐으며 경찰에는 1차 수사종결권이 주어졌다.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 사건만 검사에게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자체 종결할 수 있다. 다만 경찰이 송치를 하지 않기로 한 사건의 경우, 검사는 사건 기록과 관련 증거를 90일 동안 들여다보고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만약 검사가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판사에게 청구하지 않으면 경찰이 각 고등검찰청에 설치된 영장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도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동의할 때만 증거로 쓸 수 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중요한 수사절차에 대해 의견이 다를 경우 의무적으로 사전 협의를 하도록 하는 한편, 협력 활성화를 위해 대검찰청과 경찰청, 해양경찰청 간에 정기적인 수사기관협의회을 둬야 한다.

 

이외에도 심야ㆍ장시간 조사 제한, 변호인 조력권 보장, 내사 단계의 소환조사 및 영장청구 제한, 전자정보의 압수수색 절차 및 사건과 무관한 전자정보 삭제 의무화도 규정됐다.

 

검사가 수사 중인 범죄와 관련 없는 범죄를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으며 구속영장 청구 시나 사건 종결 시에 수사가 지나치게 장기화 될 경우에는 관할 고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사실 검경수사권 조정을 두고 검찰과 경찰의 시각은 극명하게 달랐다. 우선 경찰은 검사가 현실적인 수사환경을 파악하지 못해 엉뚱한 내용의 지시를 내려 수사진행에 차질을 빚게 하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려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을 뭉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김학의 당시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당시 경찰이 전면적으로 나서 수사의지를 밝혔지만 검사의 수사지휘권으로 인해 경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으며, 지난 2017년 3월 검찰수사관의 비리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수사하자 해당 수사관이 소속된 수원지검이 경찰의 영장은 반려하고, 자신들이 사건을 인수한 바 있다.

 

반면 검찰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검사가 경찰의 수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경우는 극히 적으며, 경찰이 검사의 통제마저 벗어난다면 그 권력이 매우 비대해져 무고한 시민들이 인권침해를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외치며 대검찰청 앞 윤석열 응원 화환 5개를 불에 태운 70대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윤석열 검찰의 행태가 오히려 과도한 인권 침해는 아니었는지 되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9일 발족한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역시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검찰개혁을 위한 우선과제라고 못을 박았다. 

 

 

지난해 12월 29일 개최된 검찰개혁특위 1차 회의에서는 전체적으로 검찰개혁특위의 진행 방향과 목표 등을 다뤘으며 수사와 기소의 완전분리를 위한 로드맵 완성과 조속한 법제화에 의견을 모았다.

 

이어 지난 5일 2차 회의에서는 법무부 대검찰청으로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이행현황 업무보고를 받았으며, 1월 7일 3차 회의에서는 수사권 조정에 따른 수사 인력 재배치를 비롯한 수사와 기소 분리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보고했다.

 

한편 검찰개혁특위 윤호중 위원장은 12일 열린 4차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와 검찰의 개혁위가 총 39건의 의미있는 권고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핵심 내용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채 사실상 셀프개혁의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검찰의 직접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올해 1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음에도 검찰은 이에 대한 사전 준비나 인력 개편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면서 “특히 술접대 검사에 대한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검 어디에서도 반성의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으며, 검사의 수사와 감사를 방해했다는 판단이 있었지만 이에 따른 후속조치 또한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탄희 의원도 “검찰 내부에 비직제부서를 폐지하라고 했는데 폐지보다 비직제 부서를 양성화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직접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로 인적 교류가 되지 않도록 차단하지 않으면 직접 수사는 직제를 어떻게 바꿔도 통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