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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길 가로막는 물류 대란… 바이어 선사 지정 시 해결방안 없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물동량 폭주로 물류 대란
운임 급등·선박 부족, 정부 HMM 추가 선박 투입
바이어 운송업체 지정 시 활용 어려워 한계

 

#도내 금속제품 제조 중소기업 A사는 2주 전 거래하던 복합운송업체로부터 설 명절 전까지 물품을 수출할 선박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해외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품을 만들고도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물류창고에 드는 비용도 부담스럽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선박 품귀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고충이 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성수기가 겹치면서 물동량이 급증했고, 수요보다 선박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수원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지역 수출액은 11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올랐다.  1월부터 6월까지 월별 수출액은 80억달러~90억달러 안팎을 유지하다가 점차 회복, 9월(110억1800만달러) 이후 4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수출은 호황이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은 수출품을 실어나를 선박이 없는 데다 높은 운임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지수를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기준 2285를 기록했다. SCFI는 지난해 1월에는 900대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글로벌 선사들이 물동량이 많고 화주들이 높은 운임료를 제시하는 중국 노선에 선박을 배선하면서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에서 이미 만선이 돼 한국을 거치지 않고 통과하는 경우까지 생겨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각에서는 운임을 올리기 위해 글로벌 선사들이 손을 잡고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8월 머스크, 코스코, 하팍로이드 등 6개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을 대상으로 북미 항로에서 운임 동향 조사를 했다.

 

수출기업과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물류대란은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의 파산에서부터 야기된 문제라고 비판했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한국 해운의 아시아·미주 점유율은 11%에서 3%대로 급락했고, 지금은 6.9%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있었더라면 시장을 독점한 선사들이 지금처럼 굴었겠느냐”고 말했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 1위는 머스크로 413만TEU, 전체의 17.0%를 점하고 있다. MSC(15.9%), 코스코(12.5%), CMA(12.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국적 선사인 HMM의 경우 72만TEU로 점유율은 3.0%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수출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방안으로 국적 해운선사인 HMM을 통해 임시 선박을 추가 투입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HMM과 함께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해상운송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A사처럼 해외 바이어가 복합운송업체를 지정한 경우에는 이마저도 활용하기 어렵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수출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위해 HMM 등을 통해 선적 공간을 지원하고 물류 운송을 지원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A사 같은 경우는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사 대표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바이어들은 특정 복합운송업체를 지정해 거래하게 되어 있어, HMM이 도와준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물량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라며 “정부에서 국내 수출업체를 대표해서 머스크 등 외국 메이저 선사에게 협조를 얻어내야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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