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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를 위한 디저트…차별화된 기술에 소비자 눈길

채식주의자 대상 산업 확대
브랜드 ‘널담’ 버터 및 크림치즈 대체 원료 개발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채식주의자(Vegan:비건)를 대상으로 한 산업이 확대되고 그 범위가 식생활에서 패션 및 생활용품 그리고 산업분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비건 식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까지 24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채식주의자와 경제(economics) 단어를 합쳐 ‘비거노믹스’란 신조어가 탄생했고 비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안산에 있는 스타트기업 조인앤조인의 비건‧저당 브랜드 ‘널담’은 비건 디저트를 중심으로 급성장 중이다. 진해수 조인앤조인 대표를 만나 건강한 먹거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널담’이 비건 디저트, 건강한 먹거리에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창립 멤버 권민경 이사의 어머니가 암에 걸리면서 식이 요법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접근하기 쉽고 잘 풀어낼 수 있는 분야가 디저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당, 고단백, 비건 제품을 개발했고 원료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마카롱으로 상품화를 시작했다.

 

브랜드 ‘널담’은 디저트의 주재료 중 하나인 버터와 크림치즈를 대체할 수 있는 원료를 개발해냈다. 병아리콩에서 추출한 원료로 달걀흰자의 질감을 구현하고, 캐슈너트와 코코넛오일로 버터 같은 풍미와 물성을 만들었다. 원료부터 개발해 만든 비건 디저트는 ‘널담’의 주 판매제품으로 톡톡히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Q. 비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널담의 주 고객층은 누구인가.

크게는 비건 제품과 글루텐프리 등 논 비건 제품이 있는데, 환경적인 가치도 무시할 수 없지만 안전한 먹거리에 더 민감하다. 24세~32세 여성 고객층이 가장 많다. 건강을 강조하다 보니 젊은 주부들의 구매층이 가장 높다. 아토피, 알레르기 등이 걱정되는 만큼, 아이가 맛있게만 먹는다면 기왕이면 비건 디저트를 먹이고 싶다는 얘기다.

 

Q.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널담이 어떻게 차별화했는지 알고 싶다.

비건 제품의 경우 우리만의 기술력을 녹여내긴 했지만, 우리의 본질적인 가치는 ‘마음을 전달하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마음 편히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디저트라는 게 우리의 컨셉이다. 다른 회사보다 패키지에도 남달리 신경을 쓰고, 선물하는 구매고객이 많다보니 카드와 엽서를 함께 제공해오고 있다. 고객들에게 우리의 이런 진심이 통하지 않았나 싶다(웃음).

 

진해수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 발전 초창기부터 온라인 마케팅에 관심을 쏟았다. 고객층에 따른 매출 변화, 키워드와 SNS 마케팅을 연구하고 데이터를 정리했다. ‘널담’이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전폭적으로 성장했을 때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다.

 

 

Q. 스타트업 기업들의 경우 초창기 투자금 유치가 쉽지 않다.

대학생 때 팀을 꾸려서 5명으로 시작했는데 사업을 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초반엔 정말 동아리 수준이었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많이 줄 수 있을 수준이 아니었다. 정부 과제나 투자자금 없이도 자생적인 힘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제품이라도 매출을 만들자고 생각해서 크라우드펀딩 등으로 조금씩 매출을 만들었다.

 

2018년 작은 규모로 시작했던 ‘널담’은 규모를 점차 확장해냈다. 다양한 플랫폼 사업과 함께, 또는 카페에 납품하는 B2B, B2C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때 두 명에 불과했던 ‘널담’은 주문이 폭주하면서 공장을 확장했고, 현재 직원 수만 30명에 달하는 기업이 됐다.

 

Q.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갖추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나.

대체 원료를 만드는 방법으로는 배합과 배양 기술 두 가지가 있다. 배합 기술은 기술적 난이도가 낮지만 상용화가 빨리 될 수 있다. 반면 배양 기술은 설비와 실험실 자금도 많이 들고 안전성 평가, 정부 규제 등 어려움이 많다. 대학에서 바이오를 전공했는데, 현재 실험실에서 계란 흰자를 배양하고 합성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려고 하고 있다.

 

진 대표는 외국은 식품과 바이오를 연결하는 게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일례로 실험실에서 식품을 만드는 데 대한 안전성 인증 방법이 없는데, 의약품 인증을 따라가자니 수준이 너무 높아 단가가 나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Q. 앞으로 ‘널담’이 어떻게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비건, 알레르기 환자 등이) 식당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적다.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원료를 수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계 식당 어디에서나 비건전용 식사 등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체원료에 대한 선택지가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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