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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수'도 사라졌는데… 마트 의무휴업일 조정에 뿔난 시장 상인들

 

"몰랐어요. 가뜩이나 힘든데…. 상인들은 그냥 죽으라는 거죠."

 

#설 연휴를 앞두고 찾은 안양 호계전통시장 내 상인 김은수(64)씨는 1km 이내에 위치한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휴무일이 설 당일로 변경되었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결국 설 명절에 아무도 안 오니까 바꾼 거 아니냐, 마트가 (일요일에)영업하면 상인들은 당연히 힘들어진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9일 경기도상인연합회에 따르면 경기도 내 기초지자체 16개 시·군은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12일로 변경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매월 둘째 주·넷째 주 수요일 또는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휴업하므로, 원칙적으로 이번 달 휴업일은 10일 또는 14일이 되어야 한다.

 

대형마트는 매년 명절 때마다 마트 노동자들의 휴식 보장을 이유로 내세우며 지자체에 의무휴업일 변경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명절 연휴 중 매출이 가장 낮고 매장을 찾는 고객도 적은 설 당일로 의무휴업일로 넘기고, 다른 연휴일에 영업해 매출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것 아니냐는 반발에 부딪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지난해 말 의무휴업일을 설 명절 당일로 변경하는 데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마트노조는 "의무휴업 변경은 어디까지나 매출을 늘리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며 "노동자들 때문에 휴업하는 것이라면 노동자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 연휴를 앞둔 10일 도내 전통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변경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상인들은 그나마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조금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는데 대형마트가 '꼼수'를 부린다며 분개했다.

 

 

의왕시 부곡도깨비시장에서 정육점을 이용하는 김모(49)씨는 "전통시장은 명절이 대목인데, 이리 쉬나 저리 쉬나 마찬가지니 한달에 두 번 있는 의무휴업일을 장사 안 되는 설날로 바꾸겠다는 것 아니냐"며 "대형마트가 시장과의 상생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변경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수원시 북수원시장 상인 A씨는 "대형마트들이 하루이틀 일도 아니긴 한데, 쉰다고 딱히 매출이 느는 건 아니고 영향이 적어 별 생각이 없다"며 "오히려 대형마트 규제조차 받지 않는 식자재마트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자치단체장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협의회) 협의로 의무휴업일을 공휴일 중에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상인연합회 측은 상인회조차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곳이 다수고, 협의회 구조상 반대하더라도 크게 반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신동필 경기도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하루하루 장사하기도 힘든 전통시장 상인들은 지자체가 따로 고지하지 않는 이상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바뀌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가 의무휴업일을 변경해줄 때, (공휴일이라고 해도) 인근 전통시장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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