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의 과거 학교폭력 논란이 두 선수의 어머니인 전 배구선수 김경희 씨에게까지 번졌다.
자신의 자녀가 이재영·이다영과 같은 중학교 배구팀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한 한 누리꾼은 두 선수의 어머니인 김경희 씨가 딸들의 경기에 개입한 일들이 있었다고 모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했다.
그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이재영·다영 자매)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며 “외부 관계자, 타 학부모 관람석을 지날 때 여러 번 듣던 소리는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소리였다”고 말했다.
또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 김경희 씨가 자기 딸에게 하는 전화 소리를 들었다. ‘언니한테 공 올려라 어떻게 해라’는 코치를 하는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다”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그 당시 아이가 배구를 하고 싶다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부모로서 전혀 몰랐다”며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의 마음도 지옥인데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있고 한 두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 지금 방관자 아닙니까?”라고 엄벌을 촉구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전직 배구선수인 김경희 씨가 팀의 전술에 관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과거 효성 여자배구 집단 체벌사건을 언급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992년 1월 20일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제9회 대통령배 전국남녀배구 1차대회 11일째 여자부리그에 출전한 효성 여자배구단은 주장 김경희 씨를 제외한 16명 선수 모두가 허벅지에 시퍼렇게 멍이 든 채 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임태호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이 많이 해이해진 것 같아 정신무장을 시키기 위해서였다"며 체벌을 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때 주장이었던 김경희 씨는 체벌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구단 측인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 대해 15일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