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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문화마을/금광초 대문분교

주춤하던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서부 지역을 강타한 채 게릴라성 폭우를 쏟아내던 7월 중순, 안성 ‘금광 호수’는 폭우를 감당하지 못해 해일처럼 일렁였다. 무섭게 달려드는 폭우를 조심조심 달래며 호수 왼쪽으로 난 지방도를 타고 안성에서 진천 방향으로 20여분 달렸을까, 미리 약도를 보아둔 터라 길 왼편에 힘없이 서 있는 ‘대문상회’라는 다 쓰러져가는 팻말이 쉽사리 눈에 들어온다. 동네로 들어가 ‘안성문화마을’을 찾으니 예전엔 학교 앞 문방구였을 허름한 대문상회 옆으로 빗물에 흠뻑 젖은 학교 건물이 우두커니 서 있다. 이곳이 2001년 안성문화마을로 명패를 바꿔 단 옛 금광초등학교 대문분교다.

대문분교는 1996년 제36회 졸업식을 끝으로 폐교라는 운명을 맞았다. 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동네 사람들의 학교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고, 이후 폐교가 된 채 방치돼 있는 대문분교를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되살리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선 안성예총과 미협 회원들은 안성시와 교육청을 상대로 활발한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를 구체화시켰다.
2001년 시는 교육청으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아 이곳을 도자기, 조각, 공예. 회화 등 지역 미술작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지역주민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토록 했고 예산을 편성해 시설 개보수에도 공을 들였다.
이렇게 해서 그 해 10월 탄생한 안성문화마을(원장 유승렬)은 폐교를 활용한 열린 문화공간의 시범 케이스가 되고 있다. 현재 도자기, 조각, 공예, 회화 등 지역작가 7명이 입주해 창작 작업과 체험학습장으로 이용하며 지역문화를 생산해내고 있다.
학교건물 내부는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건물 왼편은 공예체험공방, 가마실, 공예 전시실이 들어서 있고, 오른편으로는 전시실과 체험실이 설치돼 있다. 건물 옆에는 대형가건물이 들어서 조각과 금속공예 작업실로 쓰이고 있으며, 안내실과 전시실, 회화실 등도 건물 내에 들어서 있다.
현재 이곳에 입주해 있는 작가들은 모두 안성 미술협회 소속의 미술가들이다. 원장 유승렬씨와 김경래씨는 도예가이며, 홍성봉, 권용철씨는 조각가, 김효기, 한병희씨는 회화 작가다. 또 솟대를 주로 만드는 이돈웅씨는 이곳에서 프로그램 기획을 맡고 있다.
이들은 개인 창작공간으로 이곳을 활용할 뿐 아니라 단체나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일반인들을 위한 문화체험학습의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성예총, 안성시와 연계한 다양한 지역문화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2002년에는 이곳에서 열린 체험 프로그램만해도 24회에 이르며, 이곳을 찾은 단체는 약 40여 곳 2천명 가까이 된다. 지난해부터는 사업이 더욱 활발히 진행돼 입주 작가들이 지역 초등학교로 나가 ‘찾아가는 미술강의’도 열고 있다.
오는 8월 6일부터 8일까지는 안성예총과 함께 ‘안성 문화마을 청소년 문화체험 캠프’도 열 계획이며 오는 10월에는 입주작가들의 공동 전시 ‘문화마을 작가 기획전’을 계획하고 있다.
안성문화마을이 이처럼 지역문화창작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지만 활동상 어려운 점도 산적해 있다. 유 원장은 “특히 살림을 꾸려나가는 문제는 우리를 힘겹게 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문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예술활동의 기회를 부여받게 됐고, 다른 창작공간들에 비해 임대료 걱정은 덜하다는 점에서는 감회가 크지만 문화마을 운영을 입주작가들이 자체적으로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현재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가까스로 꾸려가고 있지만 문화마을의 설립취지도 살려야 하고 재정적 자생력도 확보해야 하는 동전의 양면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적잖은 부담이네요.”
현재 문화마을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연말께 새 집으로 이사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문화마을이 들어선 대문분교는 지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경기교육청이 '경기 교직원 안성 수덕원' 시설을 이곳에 짓고 있다고 한다. 기자가 취재차 들른 날도 운동장 한켠에는 공사를 위한 목재들이 층층히 쌓여 있었고, 운동장 둘레는 공사용 휀슬이 둘러쳐 있었다.
공사 때문에 문화마을은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중지된 상태로 약간의 운영상 어려움이 따르긴 하지만 공사가 끝나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으리라고 작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경기교육청이 5천평 가까이 되는 대문분교 부지에 수덕원을 짓기로 결정한 가운데 안성문화마을이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안성시와 시교육청, 작가들이 공동으로 건의해 도와 시 예산 2억원을 들여 부지내에 안성문화마을을 따로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공사가 끝나게되면 안성문화마을은 새집으로 이사를 가게 돼 문화창작공간으로 또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유원장과 작가들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문화마을을 차별화된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안성의 문화관광 활성화 비전과 어우러져 중부권의 문화명소, 전국의 모범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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