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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법사위 넘지 못한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

‘의료진의 권리’ 앞서 ‘환자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

  • 등록 2021.02.25 06:00:00
  • 13면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이 국회 법사위를 넘지 못하고 사실상 무산됐다. 의원들이 수술실 내 CCTV 설치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법안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주요 정책 중 하나다. 이에 이 지사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지사는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국회)이나 임명직 공무원(복지부 등)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도록 수술실 CCTV 설치를 외면하는 것은 위임의 취지에 반하며 주권 의지를 배신하는 배임행위”라며 맹렬하게 비난했다.

 

이 지사는 “극히 일부 의료인에 관련된 것이겠지만 수술과정에서의 대리수술, 불법 수술 등 불법행위를 사전예방하고 환자의 인권을 보호하며 문제 발생 시 진상규명을 위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찬성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의무화가 사실상 무산의 길로 들어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국회 입법과 무관하게 가능한 공공병원 수술실에 CCTV를 곧바로 설치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 지사에 따르면 일부 민간병원도 자율적으로 수술실 CCTV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 병원은 환자유치를 위해 CCTV 설치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 지사가 강력히 반발하자 여당 내에서도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이 재논의 되고 있다.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민주, 전주시병)은 “CCTV설치는 절대 '물건너 간 것'이 아니니 국회가 책임을 방기했다고 오해하거나 비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여당 간사 입장에서는 당장 처리하고 싶었으나 야당의 신중론이 있었기 때문에 더 시간을 두고 심의하기로 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김남국 의원(민주, 안산단원을)도 “해당(보건복지위) 상임위원회 위원들과 통화를 해보니까 다행히 이번 주에 다시 한 번 더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며 법안 통과 가능성을 기대했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어난 것은 지난 2016년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다 중태에 빠졌다가 숨진 고 권대희 씨 사건 이후다. 이재명 지사는 전국 최초로 공공의료원에 CCTV를 도입한 데 이어 민간병원 확대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는 지난 2018년 10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까지 수원, 의정부, 파주, 이천, 포천, 안성 등 경기도의료원 전체에 수술실 CCTV 설치를 완료했다. 또 ‘민간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지원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시범 설치‧운영할 병원급 민간의료기관엔 1개 병원 당 3천만 원의 수술실 CCTV 설치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은 압도적이었다. 2018년 당시 만19세 이상 경기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운영’ 찬성이 91%, ‘수술실 CCTV 민간병원 확대’ 찬성이 87%였다. 의료진의 권리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그러나 환자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