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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도 평택시·한솔교육희망재단은 ‘뒷짐’

피해자, 신고 이후 시와 재단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해
시·재단 “적절한 조치 했고, 지금도 하는 중이다”
전문가들 “시와 재단의 조치는 미흡…문제 인식 제고해야”

 

평택육아종합지원센터(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문제가 또 드러났다. 괴롭힘 신고를 접수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지자체나 위탁체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나온 것이다.

 

지난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데 이어 최근에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입법 보완도 이뤄졌지만, 현실은 이를 역행하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신문은 앞서 이 센터 소속 직원 A씨가 지난 2018년 12월부터 2년이 넘도록 센터장 B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갑질에 시달려 오다 결국 피해 내용을 토대로 국민신문고와 국가권익위원회, 경기도, 평택시 등에 “도와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민원을 담당하고 있는 평택시는 당시 “B씨의 가해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A씨와 직원들을 상대로 면담 등 자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위탁체인 한솔교육희망재단(재단)에도 이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공문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A씨의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통상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피해자 보호 조치를 우선 취해야 한다.

 

이에 대해 A씨는 “조사를 하는 동안 아무런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고, 직원들에 대한 갑질이나 괴롭힘에 대해서는 개선된 점이 전혀 없었으며 어떻게 관리 감독하겠다는 시와 위탁체의 계획 부재 등 움직임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발방지 차원에서 방안이라도 모색해야 하는데, 그들 마음대로 해결됐다고 생각하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는 부분을 보면 각 기관이 해야 할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시와 재단은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A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작년 말에 피해 사실을 파악했다. 시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해 재단에 공문을 보내 개선하라고 지시했다”며 “센터장도 따로 불러 면담을 진행하며 직장 내 괴롭힘 부분을 개선해야 하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해결에) 전혀 관여를 안 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A씨가 센터장 교체를 원하지 않았고, 원만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얘기를 해서 그렇게 방향을 잡고 접근한 거다”라고 했다.

 

재단 관계자도 “사실 확인을 위해 센터장과 면담도 진행했고, 시 관계자와도 만나서 애기를 했다”며 “후속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당사자 및 직원들 면담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전에 몇몇 분들은 면담을 갖기도 했다. 재단은 계속 수습 중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센터에) 개선 방향 수립도 하라고 했다. 센터에서도 실질적으로 선생님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 대해서 센터장이 노력을 충분히 했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개선한 것에 대해 센터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그리고 두 분이 원만히 화해를 해서 관계를 잘 이어가고 있다. 재단은 한 번 더 직원들을 만나서 미팅 계획을 잡고 있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두 기관은 또 A씨와 B씨가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며 사건이 종결됐다고 보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 A씨는 “해결이 됐다고 얘기한 적 없다. 그들이 마음대로 이해한 거다”라며 “저는 분명히 (시와 재단이) 개선을 하겠다고 하니 그 말 믿고 센터를 잘 운영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얘기한 거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해당 지자체나 위탁체의 대처는 미흡했으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고용노동부 업무매뉴얼에는 직장 내 갑질 신고가 들어오면 3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공공기관에 신고가 접수가 되면 이 매뉴얼을 준용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어 “그러나 이 문제를 3개월이나 끌었다는 건 해당 기관이 이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의지가 없는 거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게 문제다”라며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피해자는 더 큰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혹 사안이 복잡해서 조사 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을지언정, 그렇게 되더라도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치나 피해자 유급휴가, 가해자 직무 일시정지 등 피해자 보호 조치가 선제적으로 이뤄지고 난 이후에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 내용은 근로기준법에도 나와 있는 조항인 만큼 해당 기관이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처리하고자 했다면 적극적으로 이 조항들을 활용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 됐을 때는 우선 조사하도록 돼 있고, 조사에서 괴롭힘이 확인되면 그에 따라서 피해자 보호 조치나 가해자 징계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며 “조사 중에도 피해자 보호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런 조치들이 제대로 안 됐다면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사용자의 조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도 이뤄졌다”며 “이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