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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 가르치는 서당'서 벌어진 엽기 '학폭·성폭' 논란

"중학생들이 초등생 아들 흉기로 협박" 등 추가 피해 증언 나와
"서당 측 '애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난 2월에는 여학생 3명이 한 여학생에게 변기물 마시게 해
지난해에는 남학생 2명이 한 남학생에게 체액 먹게하고 촬영

잇따른 폭력 및 성적학대 사실 드러나자 서당 관리·감독 필요성 제기
서당은 집단거주시설로 교육당국 관리·감독 사각지대

학교폭력 의무 신고 시설 아니라 폭력 실태 확인도 어려운 상황
도교육청, 서당 운영방식 문제 없는지 수사 의뢰 등 강경 대응

 

'예절을 배우기 위해 간다'는 서당에서 학생들끼리 엽기적 학교폭력 및 성적학대 등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또 다른 피해 증언이 나왔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남 하동 지리산 청학동 기숙사 추가 폭행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청원인은 "지난해 초등 2학년생 아들을 이 서당에 보냈다. 입소 당일부터 중학생이 아들을 멍이 들게 때리고 폭행 사실을 외부로 알리면 죽인다고 했다"고 알렸다.

 

이어 "다른 학생들에게도 얼굴을 맞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이 있었지만 서당에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모두 잠들어 있는 사이 저의 아이를 깨워서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일이 있었는데 원장은 '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아들은 불안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정신과에서 틱 장애 진단을 받아 수개월 째 치료 중이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 변기물 먹이고, 체액 먹이는 등 엽기 성적학대도 일어나

 

앞서 지난 24일에도 한 학부모가 자신의 딸이 서당에서 같은 방을 쓰는 여학생 3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와 경상남도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해당 청원에 따르면, 지난 1~2월 해당 서당에서는 동급생 1명과 선배 2명이 여학생 1명을 상대로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옷을 벗겨 찬물로 씻게 하는 등의 폭력을 저질렀다.

 

가해 학생 3명은 이틀 뒤 도교육청으로부터 출석정지 5일과 서면 사과, 특별교육 등의 처분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2월 하동의 다른 서당에서도 또래 남학생에게 침을 뱉거나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가해 학생 2명이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중 1명은 자위행위 후 자신이 괴롭히는 학생에게 체액을 먹게 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성폭력처벌법 카메라등이용촬영), 또 피해 학생의 항문에 립스틱과 변기 솔 손잡이를 넣는 등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 2018년 5월에도 10대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하동의 또 다른 서당은 교육청으로부터 운영중지 1년을 통보받기도 했다.

 

◇ 도교육청 수사의뢰…"서당 측 관리·감독 사각지대라며 피해가는 것 옳지 않아" 

 

서당 내 엽기적 학교폭력 및 성적 학대가 수면 위로 오르자 서당 내 관리·감독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당은 학원과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는 집단거주시설로 등록돼 있어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다.


학교폭력 의무 신고 시설도 아니어서 정확한 폭력 실태도 확인하기 어렵다.

 

경남도교육청은 서당의 운영방식이나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는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청학동에 있는 이른바 서당의 문제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서당이 형식적으로는 집단거주시설로 내용적으로는 학원과 유사하게 운영하면서 교육청의 지도 감독권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당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라고 말하면서 피해 가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면서 "수사의뢰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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