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0 (토)

  • 흐림동두천 27.8℃
  • 구름많음강릉 29.5℃
  • 흐림서울 29.6℃
  • 구름조금대전 30.7℃
  • 구름많음대구 29.8℃
  • 구름많음울산 29.6℃
  • 구름많음광주 29.3℃
  • 구름많음부산 27.5℃
  • 구름많음고창 29.4℃
  • 맑음제주 33.2℃
  • 흐림강화 27.0℃
  • 구름많음보은 28.0℃
  • 구름많음금산 30.0℃
  • 구름많음강진군 30.1℃
  • 구름많음경주시 30.9℃
  • 구름많음거제 27.4℃
기상청 제공

[사설] 누구를 위한 ‘백신 불신’ 조장인가

정치권·언론, 정책 논쟁하되 불신 부채질 삼가야

  • 등록 2021.04.28 06:00:00
  • 13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상황을 획기적으로 반전시킬 ‘게임 체인저’로 인식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 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연일 난타전이다. 여야 간 논쟁은 물론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잇달아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백신을 둘러싼 정치인들의 거친 논쟁은 아무래도 과도하다. 그로 인해서 빚어지는 국민의 ‘백신 불신’ 심화 현상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멱살잡이인가. 건전한 정책 논쟁을 벗어나 모진 발언을 서슴지 않는 불신 부채질이나 선동은 삼가는 게 온당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권과 언론 등을 향해 코로나19 백신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 계획대로 4월 말 300만 명, 상반기 중으로 1천200만 명 또는 그 이상의 접종이 시행될지 여부는 조금만 더 지켜보면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지금 단계에선 백신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해 백신 수급과 접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정부의 정책을 놓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나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정부의 백신 정책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중심으로 험악한 비난을 지속하는 것은 사려 깊은 정치 행위가 아니다. 일부 여권의 대권주자들까지 나서서 신경전마저 벌이는 행태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 사이에 백신 불신을 조장하고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그러잖아도 온 국민이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판이다.

 

코로나19 백신 수급을 놓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 전 총리가 “코로나19 백신이 이제 충분하다”며 오히려 “과잉 도입 우려도 있다”고 하자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에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한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것이 낫다”면서 대응했다. 정 전 총리는 2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9천9백만 명분의 백신 도입 계약’을 거론하며 “이미 그렇게 했다”고 이 지사의 말을 겨냥했다.

 

이재명 지사의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검토’ 필요성 주장은 굳이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들지 않더라도 백신 늑장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덜자는 나쁘지 않은 견해다. 오히려 정치권에서 진작에 나왔어야 할 대안이다. 이 문제를 놓고 정 전 총리가 이 지사를 향해 “그분이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다”고 꼬집는 등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무리 대선 레이스가 급하다고 해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제1야당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이 백신 수급 부족 문제를 놓고 불신과 불안을 증폭해 온 것도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한때의, 그리고 일부의 자료를 근거로 “아프리카보다 못한 백신 후진국, 백신 빈곤국”이라며 줄기차게 비난하고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야당 행태야말로 후진국형 구태정치에 불과하다.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국난을 당할 적마다 일체의 갈등과 분열을 멈추고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극복의 역사를 써오지 않았던가. 그 어떤 일이든 ‘국민의 이익’보다도 ‘정파적 이익’을 우선하는 이 저질정치를 고쳐낼 묘책은 정녕 없는 것인가.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