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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거품빼고 낮은 단계부터 다시 시작하자

‘일괄담판’ 하노이 회담 실패 교훈 삼아야

  • 등록 2021.05.25 06:00:00
  • 13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 기초해 대화·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에 합의했다. 또 대북특별대표로 성 김 동아태차관보 대행을 임명했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최종 목표이고, 북의 약속이 전제되지 않으면 트럼프 정부와 같은 정상회담은 없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이같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한반도전문가들은 대북 외교에 대한 미국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것에 우선 주목하고 있다. 미·중 갈등속에서도 북핵 문제가 미국의 중요 과제임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둘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북핵 해결에 대한 환상은 안된다. 정상회담의 공동성명·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협상으로 유인할만한 이렇다할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미국의 ‘세밀하게 조정된 실용적 접근(calibrated practical approach)’이 어느 정도 구체화됐는지는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있더라도 다 노출시킬 수는 없고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은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외에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난의 행군·자력갱생’으로 내부를 추스르며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4일(한국 시간) “공이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행간을 읽으며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큰 틀에서 보면 한미동맹의 수준이 인도태평양, 반도체 등 전방위로 상향된 모습이다. 남한은 이런 강화된 한미관계속에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는 의지를 엿보이고 있고, 미국이 일정 부분 호응하고 있는 형세다. 미국이 다양한 방식의 남북 교류협력을 담은 ‘남북 판문점 선언’을 공동성명에 담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그동안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함을 보여온 한국이 미국쪽에 좀더 다가서며 앞으로 대북 접근에도 양국간 한층 긴밀한 호흡이 예상된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 집중도가 높아지고 남한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기대되고 있는 시점임을 응시해야 한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은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 북핵 문제는 오랜 세월 관통해온 맥락을 뒤엎고 하루아침(일괄타결)에 해결될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노동당 6차 세포비서회의에서 “어떤 우연적인 기회가 생길 것을 절대로 믿지 않으며 그 어디에 기대를 걸거나 바라볼 것도 없다”고 밝힌 대목도 이같은 인식이 깔려 있다.

 

그렇다고 북한이 ‘고난의 행군’만 계속 고집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남과 북, 미국 모두 상대방의 카드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거품을 최대한 빼고 낮은 단계부터 서로 실천에 옮겨 상호불신의 벽을 낮춰야 한다. 모두에게 그 책임이 있다. 한미 정상은 합의문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이나 ‘인도적 지원’ 등을 적시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대화이 응할 수 있는 세밀하고 실질적인 방안에 더욱 머리를 맞대야한다. 북한도 미중 대립 구도속에 어렵게 만들어진 기회의 공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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