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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보험료 '폭탄'에 또 인상? 두 번 우는 소비자들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58)씨는 삼성생명으로부터 최근 만기가 돌아온 실손보험(실비보험) 갱신 안내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약 13만8000원에 불과하던 보험료가 약 17만6000원으로 4만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가 2012년 2세대(표준화실손보험) 실손보험에 가입할 당시 보험료는 12만원대에 불과했다. 2017년 암 수술을 받은 후에도 변동이 거의 없었던 보험료가 갑자기 30% 가까이 급증하자 A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생명 측은 김씨에게 “실비하고 암 보험에서 이미 크게 손해를 보고 있어서 어쩔 수 없다. 3년 후에는 더 올라 지금보다 배로 뛸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매달 더 내야 하는 돈이 늘어나니 부담스러운데, 나이도 있고 암 수술을 받은 후라 다른 보험에 가입하기도 어려워 억지로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손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전체 국민의 75%인 3900만명 이상이 가입하면서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용진 의원에게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8곳은 올해 구실손보험은 0.9~18.5%, 표준화실손은 6.8~12% 올렸다. 이중 삼성생명이 구실손보험은 18.5%, 표준화실손은 1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10곳의 경우 구실손보험은 6.8~21.2%, 표준화보험은 8.2~23.9%까지 인상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상승폭이 가장 낮고, 롯데손해보험의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주요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또다시 보험료 인상에 돌입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등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용하는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렸다.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떨어지면 신규 때는 갱신 보험 계약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7~13%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실손보험 사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체 보험사 실손보험 적자는 지난해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실손보험 손실액은 2016년부터 5년 연속 적자로 지난 2018년(1조1965억원)에 이어 2019년(2조5133억원)에는 2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1‧2세대 상품의 손실 규모가 1조2838억원, 1조14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실손보험은 1767억원으로 1‧2세대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 이용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일부 ‘나이롱 환자’의 비급여 ‘의료 쇼핑’이 이러한 보험료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피보험자나 의료기관을 탓하기보다는 잘못된 상품을 출시한 후 보험사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의 적자 책임을 보험상품 가입자에 떠넘기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비급여를 많이 보장해주겠다고 해서 판매를 해놓고,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폭탄’ 인상을 한다는 게 맞지 않는다. 1세대에서 잘못했다면 적어도 2세대 상품에서는 바로잡았어야 한다”며 “피보험자들의 의료 쇼핑 문제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건 차라리 의사들에게 책임을 넘겨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대부분은 변액보증금 환입과 투자 이익, 판매수수료 규제와 병의원 사용량 감소 등에 힘입어 두 자리수 이상의 당기순이익 증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73.3%, 306% 급증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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