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인 2016년 5월 말. 인천도시공사(iH공사)는 공사채 남발로 7조 원이 넘는 빚더미에 앉아 있었다.
자산매각, 투자유치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여의치 않았다. 자본은 2조9211억 원, 빚은 7조3794억 원. 부채비율은 253%에 달했다.
매년 이자만 2400억 원, 당시 1인당 국민소득(2만8338달러)으로 계산하면 인천시민 7400명의 연간 소득과 맞먹는 규모였다.
잦은 사장 교체로 대규모 사업은 지지부진했고, 10조 원이 넘는 재정만 쏟아부었지만 시의 재정위기만 초래했다는 오명도 감수해야 했다. 2003년 이후 오로지 정치적 판단에 따른 낙하산 인사들의 단골 보금자리 조직, 인천시민이 낸 세금으로 자생력 없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iH공사의 암흑기였다.
파산 요구가 빗발쳤던 2016년 이후 iH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혁명적 사고가 있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했다.
이승우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부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iH공사의 빚은 6조1977억 원으로 2016년에 비해 5년 사이 1조2000억 원 가량 줄었다. 부채비율도 236.4%로 17% 감소했다. 761억 원의 당기 순이익도 냈다.
2019년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다등급에서 지난해에는 가등급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2017~2019년 CEO 평가 B등급에서 지난해 A등급을 받기도 했다.
지속가능경영, 경영성과, 사회적 가치 등 3개 분야 20여개 세부지표에서 창립 이래 최고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특히 이 사장 취임 이후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인증 받아 안전경영의 초석을 닦았고 시설물관리시스템 구축, 도화2·3동 및 남촌동 빈집프로젝트 등 SOC 기반시설 구축,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같이家U 실버사원 일자리 창출, 저소득 장애인주택개조사업 시행, 기존주택 매입·전세공급 등을 통해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iH공사 모든 임직원의 노력의 결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인천시의 사장 퇴임 종용은 iH공사 직원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노릇이다.
iH공사 내부에서 또다시 정치적 굴레 속으로 회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는 이유다.
시는 3년이나 지난 ‘송도웰카운티 3단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 매각 과정에서의 유착 관계’ 의혹을 들어 이 사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교헌 iH공사 노조위원장은 “감사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3년이나 지난 사안이고, 당시 이 사장은 본부장이었기 때문에 최고 결정권자가 아니었다”며 “임명권자인 박남춘 시장 외 행정부시장, 기획조정실장 등이 이를 근거로 사퇴를 종용한다면 이는 직권남용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 정상화가 가시권에 있는 상황”이라며 “시는 그 동안 팔을 걷고 일해 온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 기자 ]